▷차기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에 내정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은 7남매의 엄마다. 그는 가족여성청년장관과 노동장관을 거쳐 독일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이 된 ‘장수 장관’이다. 2남 5녀를 키우며 사회활동도 활발히 하는 비결에 대해 “육아는 주로 남편이 담당한다”면서 “더 많은 남성들이 내 남편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남편 하이코는 의사이자 기업 대표다.
▷본인이 ‘워킹맘’이어선지 폰데어라이엔은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을 많이 폈다. 전국에 보육기관을 신설하고 남성의 2개월 육아휴직을 밀어붙였으며 대기업 이사회에 여성 할당제를 도입했다. “출산 증가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독일은 출산율이 낮은 편이었는데 이런 정책들 덕분에 1994년 1.24명에서 최근 1.59명으로 회복됐다.
▷한국도 요즘 아동수당에다 육아휴직에다 출산에 대한 혜택이 부쩍 많아졌다. 그럼에도 지난해 출산율이 0.9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일하는 여성이 많은 나라일수록 통념과 달리 출산율도 높다.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등은 여성 고용률이 70%대로 한국(50%대)보다 훨씬 높은데, 출산율도 한국보다 높다. 출산지원 제도뿐이 아니라 실제로 이런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 문화와, 가사를 남녀가 똑같이 분담하는 사회 분위기 등이 따라줘야 한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