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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박세리-김연아-손흥민… 한국인을 행복하게 해준 인물

입력 | 2019-06-29 03:00:00

[위클리 리포트 / 2020 행복원정대]
작년엔 손흥민-박항서-이국종 순, ‘대리만족’ 스포츠 선수들 상위권




퀴즈 하나. 그 시절에는 ‘박-박’이었고 이후에는 ‘김’이었다가 요즘은 ‘손’이다.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동아일보는 지난해 12월 딜로이트컨설팅과 함께 한국인의 주관적 행복도(동아행복지수)를 조사하면서 ‘한 해 동안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 준 인물’을 물었다. 그 결과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 선수(토트넘)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어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 국내 응급의료의 버팀목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 요리 연구가이자 방송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한류 스타 방탄소년단, 가수 아이유 등 연예인과 혜민 스님, 이해인 수녀와 같은 종교인들도 행복을 주는 인물로 꼽혔다. 유튜브 스타인 대도서관, 감스트 등도 거론됐다. 반면 개개인의 삶과 사회 제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이나 법조인, 교수와 같은 전문가들은 한 명도 언급되지 않았다.

스포츠 선수가 행복감을 주는 인물 최상위권을 차지한 이유로 △높은 실업률과 사회적 불안감 △선명하게 드러나는 스포츠 특유의 성취 과정 △공정한 경쟁을 통한 성공에 대한 갈망 등을 꼽을 수 있다.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고 기뻐하는 축구 경기는 단순하면서도 선명해 보는 이들에게 손 선수의 기쁨과 행복감이 쉽게 전이된다는 것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경기침체로 일상에서 행복을 찾기 어렵다 보니 스포츠나 대중문화에 대한 몰입이 커진다”며 “더구나 시민들이 정치나 경제 등 사회 주요 분야는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반면 스포츠는 페어플레이를 통한 성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스포츠 선수를 통한 대리만족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야구의 박찬호 선수와 골프의 박세리 선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가 행복감을 주는 인물 최상위에 꼽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