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와 배달대행업이 성행하면서 동네 맛집 음식부터 잔심부름까지 배달되지 않는 게 없다. 인터넷에서 ‘배달의 민족’을 검색하면 우리 겨레를 이르는 말보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이 먼저 뜬다. 온라인 마켓에서는 당일배송, 정기배송에 이어 새벽배송 경쟁이 치열하다.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집 앞에 갖다 준다. 잠들기 전 고른 메뉴가 아침 식탁에 오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새벽배송은 4년 전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택배는 2∼3일, 빠른 배송도 최소 하루가 걸릴 때였다. 공산품도 아닌 신선식품을 전날 밤 주문받아 몇 시간 만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내놓자 업계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 했지만 소비자들은 호응했다. 유통업 배송 전쟁을 촉발시킨 쿠팡은 물론이고 신세계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같은 유통 공룡들까지 새벽배송에 뛰어들어 맞벌이 부부와 1, 2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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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찬사를 받는 만큼 그림자도 있는 법. 택배 기사들은 대개 자기 차량으로 회사와 계약한 개인사업자인데, 과열되는 새벽배송 경쟁으로 살인적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신선식품 신선도를 위해 사용되는 스티로폼, 보랭팩 등 일회용 포장재의 과도한 사용도 골칫거리다. 해외에선 자율주행차·로봇·드론 배송 등 배송 수단의 혁신이 화두인데 우리는 속도전에만 치중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저임금 노동을 앞세워 배달천국이 된 중국도 이미 드론 배송을 시작했다. 한국의 아침 풍경을 바꾼 새벽배송이 이런 논란들을 극복하고 어떻게 진화할지 지켜볼 일이다.
정임수 논설위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