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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듯 신나는 리듬감, 온몸 만끽”… ‘알라딘’ 4DX 이유있는 돌풍

입력 | 2019-06-13 03:00:00

의자 움직이고 물튀고 바람 쌩쌩, 칼비트에 맞춰 정교하게 작업
“관객이 영화속에 있다고 느껴야” 실감 효과 위해 10년 노하우 총동원




영화 ‘알라딘’ 4DX는 관객들이 알라딘과 동굴에서 지니를 만나거나 양탄자를 타고 날아가는 등 마치 영화 속에 직접 들어간 듯한 생생함을 주면서 올해 4DX 관객 수 2위로 뛰어올랐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춤추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콘서트를 선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아이돌 그룹이 칼군무를 추듯 ‘칼 비트(beat)’에 맞춰 정교하게 작업하는 게 중요합니다.”(구재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뮤지컬 영화는 노래 안에도 기승전결이 있는 데다 ‘알라딘’은 마법 양탄자가 있어서 관객들이 더욱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김다설 프로듀서)

디즈니 실사영화 ‘알라딘’이 입소문을 타면서 개봉 3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특히 극장에서 알라딘과 함께 양탄자를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4DX 상영관은 주요 시간대 매진을 기록 중이다. 4DX는 스토리에 맞춰 상영관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불거나 물이 나오는 등의 효과가 결합된 특수 상영관. ‘알라딘’의 4DX 관객은 11일 기준 21만 명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어 올해 4DX 흥행 순위 2위에 올랐다.

이 열풍 뒤에는 2009년 첫 국내 4DX 상영관이 생긴 후 10년간 노하우를 쌓아 온 CGV ‘4DX 스튜디오’가 있었다.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에서 11일 CJ 4D플렉스의 구재원 디렉터와 김다설 프로듀서, 양준석 4D플렉스 통합마케팅팀장, 최영아 통합마케팅팀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알라딘’ 4DX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들이 배우들과 춤을 추듯 신나는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음악의 비트와 기승전결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움직임은 스튜디오 아티스트들의 정교한 작업으로 이뤄졌다. 김 프로듀서는 “같은 양탄자라도 알라딘과 자스민이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를 부르는 장면은 의자 움직임도 부드럽고 바람 역시 잔잔하게, 후반 양탄자 추격신은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듯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CJ 4D플렉스의 4DX 스튜디오 구재원 디렉터, 김다설 프로듀서, 최영아 과장(위쪽부터)은 영화 ‘알라딘’ 4DX 관객들이 알라딘과 함께 모험을 하듯 최대한 몰입할 수 있는 효과를 연구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4DX 기술의 핵심은 관객이 영화 속에 들어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4DX 스튜디오는 관객의 몰입을 해치지 않으면서 영화를 체험하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제품 개발하듯 로드맵을 짜고 다양한 효과를 실험한다. 구 디렉터는 “오토바이와 헬리콥터, 스포츠카의 승차감이 다르듯 4DX 프로그래밍 기술도 업그레이드되면서 관객들이 움직임의 섬세한 차이까지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알라딘’의 경우 의자 뒤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사막 바람과 스크린 앞에 내리는 눈도 4DX 초기에는 없던 효과다.

영화 1편당 평균 1개월간 4DX 작업이 이뤄지지만 ‘어벤져스’ 시리즈 같은 대작은 사전 리서치와 연구에 1년 정도 걸린다. 양 팀장은 “움직임이 강하고 큰 ‘헐크’, 재빠르고 날쌘 ‘아이언맨’ 등 캐릭터별로 섬세하게 4DX 효과를 구현하는 건 치밀한 사전 작업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CJ 4D플렉스는 해외 영화 4DX 프로젝트를 자주 맡는데, 해외 관객들도 감탄할 정도다. 중국, 미국에도 4DX 스튜디오가 있지만 최종 감수는 한국 본사가 한다. 이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4DX 영화는 영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등 64개국으로 전달된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물이 쏟아지는 효과를, 일본은 움직임이 많은 것을 선호한다. 동남아시아 관객들은 깜짝 놀라게 하는 효과와 함께 호러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최 과장은 “젊은 관객들을 중심으로 영화를 체험하듯 즐기는 방향으로 관람 문화가 변하고 있다”며 “각국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리서치와 테스트를 반복하며 관객을 몰입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