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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정당해산 청원, 총선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것” 발언 파문

입력 | 2019-06-12 03:00:00

靑정무수석 ‘청원 답변’에 野 발끈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사진)이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정당 해산 청구 청원에 대해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이라며 “정당에 대한 평가는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전반에 대한 비판이지만 석 달째 공전 중인 국회 파행의 책임이 사실상 한국당에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심판을 촉구한 것이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선거운동에 나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 수석은 11일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청원 답변에서 “(해산 청원은) 우리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제기된 한국당 해산 청원에는 청원 게시판이 만들어진 이후 가장 많은 183만여 명, 민주당 해산 청원에는 33만여 명이 참여했다.

강 수석은 “판례에선 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가 있어야 해산 대상 정당이 된다”고 말했다. 정당 해산 청구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강 수석은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0건이고,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48일째 심사조차 못하고 있다”고 했다. 패스트트랙 철회를 주장하며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지 않고 있는 한국당에 파행의 책임을 돌린 것이다.

특히 강 수석은 “청원처럼 해산청구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걸까요”라고 반문하며 “헌법정신을 지키는 주체는 국민이며 국민은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한다”고 했다. 사실상 ‘표심을 통해 정치권을 심판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그는 “문재인 청와대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켜 버리자”라고 했던 한국당 김무성 의원에 대한 내란죄 처벌 청원에 대한 답변에선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막말 파동은 국민의 정치 불신을 키울 뿐”이라며 “국회와 정당 차원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했다.

강 수석의 답변은 최근 야당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청와대 기조의 연장선상이다. 통상 민감한 청원에 대한 답변은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센터장이 맡아 왔지만 이번 답변은 정무수석이 직접 나섰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나서더니 정무수석까지 나서 야당을 궤멸시켜야 할 대상으로 언급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평소 청와대의 오만함을 다시 한 번 보는 것 같다”며 “청와대는 청원 답변에서도 ‘유체이탈’이 현란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국회가 어려울수록 여야 간 물밑 접촉을 주도해야 할 정무수석이 직접 정쟁의 한복판에 나서면 정치는 누가 하란 말이냐”라며 답답해했다

한국당 내에선 강 수석의 발언이 선거중립 의무를 명시한 선거법 9조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한국당은 당 차원의 법적 조치에는 신중한 반응이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선거에서 심판해 달라”고 하자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은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상당하다”고 지적했지만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해석을 내린 바 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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