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괴물’ 류현진(32·LA 다저스)의 ‘아름다운 한 달’이 길어지고 있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메이저리그(MLB)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3-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불펜의 방화로 10승 선착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류현진의 투구 자체는 이날도 깔끔했다. 특히 5월 이달의 투수 수상 이후 6월 2경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류현진은 5월 6경기에서 5승무패 평균자책점(ERA) 0.59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을 받았다. 월간 0점대 ERA 투수의 수상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월간 0점대 ERA를 달성하거나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하는 대부분의 투수들은 다음 달 들어 부진하는 경향이 있다. 완벽에 가까운 한 달의 컨디션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만은 없기에 불가피한 징크스다.
하지만 아무리 ‘괴물’이라도 이 같은 ‘아름다운 한 달’의 기록을 꾸준히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0점대, 혹은 1점대 월간 ERA를 기록한 다음 달에 다소 고전했다. 월간 1점대 ERA 후에는 대부분 4~5점대로 뛰었다.
사실상 유일한 반례는 2010년이다. 류현진은 당시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간 1점대 ERA를 기록한 뒤 7월 5경기 4승무패, ERA 0.90으로 화려한 방점을 찍었다. 8월에도 4경기 ERA 2.59로 에이스의 역할을 다했다. 류현진의 2010시즌 ERA는 1.82.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KBO리그에 1점대 ERA 투수는 없다. 그만큼 완벽했던 시즌이었다.
2010년의 기분 좋은 추억. 무대는 달라졌지만 류현진은 그 시기 재현에 다가서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