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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창, 스페인 北대사관 진입때 폭력 없었다”

입력 | 2019-05-29 03:00:00

자유조선 변호인 “직원들이 거짓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조카 김한솔의 도피를 도운 에이드리언 홍 창은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 이후 미국의 수사망과 북한의 암살 위협을 피해 모처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변호를 맡고 있는 리 월로스키 변호사는 “북한이 홍 창을 (암살 대상자로) 겨냥하고 있다”며 보호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월로스키 변호사는 최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은 그들의 적을 수시로 암살해왔다”며 홍 창의 신변을 크게 우려했다. 미 수사당국은 지난달 자유조선의 멤버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할 당시 홍 창의 자택도 수색했으나 그는 당시 집에 있지 않았다. 미국 법무부 연방보안관실은 홍 창의 구체적인 인상착의와 사진이 담긴 수배전단을 배포하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체포된 자유조선 멤버들이 북한으로 송환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북한의 주권이 미치는 영토 내 사건으로 규정되고, 이를 근거로 북한이 송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

월로스키 변호사는 “미국 사법당국이 신뢰할 수 없는 북한 당국 및 그 쪽 증인들의 말만 믿고 미국인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우리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스페인 당국이 자국 내 북한대사관에서 발생한 사건에 관여한 자유조선 멤버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사법처리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당시 사건에 대해 그는 “법적 조치의 근거가 약해 보이고 북한 측 증인들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당국이 배포한 사건 당시 사진만 봐도 ‘습격’이라는 북측 주장과 달리 자유조선 멤버들이 차분하게 대사관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 이 사진들은 “북한 대사관의 초대를 받아서 갔다”는 자유조선 측 주장과도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 측 증인들이 자유조선 멤버들에게 협박당하고 폭행당했다고 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은 물론 평양에 있는 그들의 가족까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사관 관계자들이 북한 당국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습격과 폭행을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다만 사건 발생 및 이후 스페인, 미국 사법당국의 처리 과정이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과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거나 “답변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월로스키 변호사는 북한 정권에 대해 “인간의 존엄성을 모욕하고 국제 안보를 위협하는 정권”이라며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실패한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자유조선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탈북자는 물론 김한솔처럼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해왔다”며 “과격한 몽상가의 단순 난동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며 “자유조선 멤버와 활동가들은 이를 위해 한국에서의 법적 조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의 대형로펌인 ‘보이스 쉴러 플렉스너’에서 근무하는 월로스키 변호사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3명의 대통령 밑에서 국가안보 관련 업무를 맡았던 관료 출신 변호사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을 지내며 외교안보 분야를 다뤘고,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특사를 맡기도 했다.

월로스키 변호사가 북한 관련한 업무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공익을 위한 무료 봉사 차원에서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페인 당국이 실명을 공개한 이후 홍 창과 그의 동료들은 법적인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그들의 활동이 중요하고, 미국의 국가안보과도 연관되는 문제여서 맡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