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추구하는 이유 질문에 ‘인간 최태원’으로 답변 “가슴 텅 비었을 때, 돈에 관심없는 사람 만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5.28/뉴스1 © News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동안 회사 이익만 추구하며 지독하게 살아왔던 자신과 반대인 사람을 만나 깨우쳤다’고 했다.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서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이날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 시상식과 마무리 발언을 마친 후 최 회장은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한 참석자는 최 회장에게 ‘회장 최태원이 아니라 인간 최태원으로서, 무엇이 이렇게까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하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그때부터 저는 ‘전쟁을 해야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래서 살아남긴 했지만 그 전쟁 끝에 선 저는 그렇게 착한 사람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반대로 지독한 기업인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이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저는 공감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만 봤다”며 “그러다보니 제 가슴 속은 텅 비어버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런데 저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돈 이런 건 전혀 관심없고 전부 사람이었다”며 “‘어떻게 저 사람은 나하고 이렇게 반대일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가만히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왔었다. 그때부턴 새로운 생각을 했다”며 “저는 공감능력은 없지만 어떻게든 배워서 이 세상에 있는 문제를 통해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이것이 저한테 목표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아침에는 제가 장애인 고용을 덜 했다고 야단도 맞았다”며 “옛날 같으면 화를 냈겠지만 ‘아, 저분은 우리를 이렇게 보고 계시네’하는 생각을 하며 이젠 저도 조금은 공감 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저한테는 그것이 새로운 계기였다”며 “결국엔 이런 행사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힘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이 언급한 ‘저와 반대였던 사람’은 사회적 기업 운동가였던 김모 티앤씨재단 이사장으로 해석된다. 티앤씨(T&C) 재단은 두 사람의 영어 이름 이니셜을 따서 지은 공익재단으로, 김 이사장은 현재 최 회장의 동거인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둘 사이에 낳은 딸이 있다고도 밝혔다.
티앤씨재단은 이날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에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행사 도중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만나는 모습을 따로 드러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현재 이혼 소송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