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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은 가라” 한화 마운드 ‘류현진 바이러스’

입력 | 2019-05-20 03:00:00

동반훈련 장민재, 올해 환골탈태… 이닝당 볼넷 0.5개서 0.21개로 뚝
김범수는 18일 첫 무사사구 승리… 김민우도 이달 3경기나 2개 이내




비시즌 일본 오키나와에서 장민재(오른쪽) 등 친정팀(한화) 후배들과 개인 훈련을 한 류현진. 한화 제공

올 시즌 토종선발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화에 ‘전 소속선수’ 류현진(32·LA 다저스)이 전염시킨 긍정적인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다. 올 시즌 붙박이 선발로 안착한 ‘수제자’ 장민재(29)를 시작으로 젊은 선발자원 김민우, 김범수(이상 24)가 최근 좀처럼 볼넷을 주지 않는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2010년 데뷔 후 매년 선발, 구원을 오가던 장민재는 최근 몇 년간 비시즌마다 류현진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훈련을 진행한 뒤 올 시즌 제대로 각성했다. 류현진처럼 “볼넷 주느니 차라리 맞자”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장민재는 과거 이닝당 0.5개의 볼넷을 허용하던 평범한 투수에서 올 시즌 0.21개의 볼넷을 주는 ‘제구마스터’로 거듭났다.

“구속 욕심을 버리고 제구로 승부하자”는 류현진의 조언과 메이저리그(MLB) 마운드에서 몸소 보여주는 모습이 장민재의 ‘손끝’을 깨웠다. 과거 평균시속 139km의 패스트볼을 던지던 장민재는 구속을 약 2km 줄이고 스트라이크존 좌우 위아래 구석을 노리는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류현진도 친한 후배인 장민재의 선발경기를 꼭 챙겨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단다.

류현진의 과외를 받는 장민재의 공격적인 투구에 타선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장민재에게 벌써 5승(1패)을 챙겨줬다. 아직 시즌이 98경기나 남았지만 장민재는 1승만 더하면 2016, 2018시즌에 기록한 개인최다승(6승)에 도달하고 자신의 ‘커리어 하이’에 도전하게 된다.

류현진 효과는 장민재에 그치지 않는다. 장민재가 일명 ‘낙수효과’로 팀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기 때문.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가졌지만 제구가 안 돼 코칭스태프를 걱정하게 했던 김범수는 18일 2015년 데뷔 후 첫 ‘무사사구’ 선발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볼넷을 안 주는 사이 삼진은 7개를 잡으며 의미를 더했다. 경기 후 김범수는 “현진이 형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민재 형이 영상 통화할 때 옆에서 인사한다”며 “가운데 던져도 못 칠 150km대의 좋은 공을 가지고 있으니 (볼을 주지 말고) 가운데 던지면 된다고 조언해준다. 세계적인 선수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니 힘이 났다”고 말했다.

14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2실점 5피안타 2볼넷으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거둔 김민우도 “장민재 선배가 마운드 위에서는 싸움닭이 돼야 한다고 끊임없이 조언해준다”며 볼넷을 줄인 비결을 밝혔다. 매 경기 투구이닝만큼의 볼넷을 내주며 보는 이들을 애태우던 김민우는 이달 들어 4차례 선발 등판 중 3번 5이닝 이상 투구를 하면서 볼넷은 2개 이내를 내주는 깔끔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한화로 갈 것”이라며 친정팀에 애정을 보이고 친정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류현진이 있기에 ‘공짜 출루’를 줄여가는 한화 영건들의 성장도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