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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어떤 부모로 살것인가… 18가지 물음에 답하다

입력 | 2019-05-18 03:00:00

◇부모가 된다는 것의 철학/진 커제즈 지음·황성원 옮김/428쪽·1만6000원·클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첫 장면을 떠올려 보자. 맑은 아이의 눈동자에 세상 가장 소중한 보물을 바라보는 듯한 부모 얼굴이 비친다. 부모의 행복한 얼굴은 아이에게는 최초의 기억이 되어 머릿속 아주 깊은 곳에 평생 머무를 것이다.

자녀의 성장 과정에 부모는 필연적으로 중요한 궤적을 남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아이를 가지게 되는 순간 모든 부모는 철학자가 된다. 우리는 왜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걸까. 고난으로 가득한 인생을 아이에게 대물림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아이들 삶에 우리는 무슨 근거로 개입할 수 있을까.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쌍둥이를 키우는 어머니로서 본인이 마주했던 18가지 철학적인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똑똑한 육아에 대한 팁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육아의 동반자처럼 우리가 어떻게 부모로서 잘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 철학적 질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아이에게 거짓말을 할 것인가’ ‘젠더 정체성을 강조해야 하는가’와 같이 생활 속에서 갑작스레 부딪히는 질문도 빼놓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나 에이미 추아의 ‘타이거 마더’와 같은 풍부한 참고자료가 설득력 있게 어우러진다.

책장을 덮을 무렵에는 ‘부모됨’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 자신은 부모 노릇을 통해 무엇을 얻는가.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