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오른쪽)와 브룩스 켑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목표는 같다. 단, 악명 높은 코스를 넘는 자만이 ‘메이저 왕관’을 품을 수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와 ‘슈퍼맨’ 브룩스 켑카(29·이상 미국)가 마침내 외나무다리 위에서 만난다. 최근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둘은 고난도 전장으로 잘 알려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코스(파70·7459야드)에서 제101회 PGA 챔피언십 우승을 놓고 다툰다.
● ‘메이저 2연승’ 우즈 vs ‘대회 2연패’ 켑카
2006년 우즈는 7월 디 오픈과 8월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메이저 왕관을 차례로 챙겼다. 그해 무려 8승을 거둔 황제의 위업이 절정으로 다다른 대목이 바로 메이저 2연승이었다. 그러나 우즈는 이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메이저 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황제에게 도전장을 내민 켑카는 지난 2017~2018시즌을 뒤흔든 차세대 강자다. 탄탄한 체구(신장 183㎝·체중 93㎏)를 바탕으로 한 장타력을 앞세워 PGA 챔피언십과 US오픈을 연속 제패해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시즌 역시 더CJ컵@나인브릿지 우승과 마스터스 준우승 등으로 쾌조의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ESPN 골프 전문가 17명 중 11명이 켑카를 이번 대회 우승자로 꼽을 정도다.
● 악명 높은 블랙코스
다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전장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16일(한국시간) 1라운드를 시작으로 2라운드까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7·몰리나리)와 같은 조로 편성된 우즈와 켑카가 전투를 벌일 곳은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코스다. 7459야드의 장거리 전장이면서도 기준 파가 70에 불과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골프장 측에서 내건 ‘이 코스는 매우 어려우니 기술이 뛰어난 골퍼들만 플레이할 것을 권장함’이라는 경고문이 이를 잘 설명한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우즈가 이 코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우즈는 2002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황제라는 칭호답게 언더파 경기(3언더파 277타)를 했다. 이러한 점 때문인지 우즈는 1라운드 전날 연습을 건너뛰며 여유를 보였다. 과연 암흑의 블랙코스에서 웃을 주인공은 누구일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