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32·LA 다저스)을 향한 칭찬이 더는 ‘설레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후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퀄리파잉 오퍼(QO) 계약을 체결한 그에 대해 현지 언론에서는 ‘구단의 돈낭비’를 지적했지만, 이제 그는 ‘혜자 선수’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다저스의 QO를 받아들였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원 소속 구단은 1년짜리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 선수가 이를 거절할 경우 그를 데려가는 팀은 원 소속 구단에 신인 지명권을 양도해야 한다. 연봉은 상위 125명의 평균으로 책정된다. QO를 수락한 선수에게 올 시즌 적용되는 연봉은 1790만 달러(약 210억 원)였다.
단년 계약의 리스크 때문에 선수들은 대부분 QO를 거절하지만, 연봉 자체만 놓고 보면 수준급이다. 류현진의 2018년 연봉인 783만 달러(약 88억 원)의 두 배 이상이다. 류현진도 장고 끝에 이를 수락했다.
그리고 시즌 개막과 동시에 류현진은 자신을 향한 평가를 실력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베이스볼레퍼런스’는 13일(한국시간) 워싱턴과의 경기 전, 류현진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WAR)를 1.3으로 책정했다. 워싱턴전 호투로 WAR을 더 올라갔다. 대체선수보다 1승 이상을 팀에 안겼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WAR 1에는 800만 달러 수준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류현진은 자신의 몸값에 절반 가까운 금액만큼의 활약을 시즌 초반, 단 8경기 만에 해낸 것이다. 이대로면 올 시즌 뒤 FA 계약의 칼자루는 구단이 아닌 류현진 손에 달릴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