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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프로그램 쪼개기 ‘꼼수 편성’

입력 | 2019-05-01 03:00:00

SBS ‘미우새’ 3부 쪼개기 이어… KBS도 ‘1박2일’ 후속예능 나눠
‘유사 중간광고’ PCM 계속 늘어… 시민단체 “줄어든 광고매출 충당”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


“‘1박2일’ 제작 중단 해결책이 결국 프로그램 쪼개기 광고 늘리기였네요.”

올 상반기로 예상했던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시기가 지연되면서 프로그램 쪼개기를 통한 ‘유사 중간광고’가 더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8일 KBS는 정준영 불법 촬영, 차태현 김준호 내기골프 논란 등으로 3월부터 제작이 중단된 ‘해피선데이―1박2일’을 대체할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2004년부터 방송한 ‘해피선데이’ 대신 새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단독 편성하고, 각 프로그램을 1부와 2부로 나눴다. 각 프로그램 1부와 2부 사이에는 15초 분량의 프리미엄 광고(PCM) 4건이 붙었다. 늘어난 PCM에 대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꼼수 편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는 60분씩 2부로 방송됐지만 4월 7일부터 40분씩 3부로 편성해 PCM을 늘렸다. 2017년 MBC 예능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PCM을 도입해 온 지상파에서 한 프로그램을 3부로 나눈 것은 이례적이다. SBS는 “짧아진 시청 패턴에 맞춘 편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청에 방해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우새’는 비난이 쏟아지자 홈페이지에 시청 평을 남길 수 있는 게시판을 따로 두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KBS는 “프로그램 전후 광고까지 포함하면 ‘해피선데이’보다 광고 시간이 줄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석현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프로그램 중간에 삽입되는 PCM은 시청자 이탈이 적어 광고 단가가 프로그램 전후 광고보다 높다”며 “PCM을 늘리는 건 줄어든 광고 매출을 메우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TV 광고는 2015년 광고 총량제가 도입된 후 프로그램 총시간의 15% 이내에서 자유로운 형식으로 편성할 수 있어 지상파에서 4부, 5부로 쪼갠 예능 프로그램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팀장은 “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상파의 ‘꼼수 편성’을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통위가 지난해 12월 입법예고한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가 “시청자들의 거부감 여론이 높고, 지상파의 자구 노력 방안이 미흡하다”는 의견을 전달해 전체회의 의결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