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왕실법 “겐지토쇼케이노기엔 성인 남성만 참석” NYT “日여성 현실 보여줘…국제사회 의식 안하는 듯”
5월1일 열릴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 즉위식에서 부인 마사코(雅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신성한’ 의식 중에 왕실의 여성이 방에 있을 수 없다는 일본 왕실법에 따라 여성 왕족의 참석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나루히토 즉위식에 참석할 유일한 여성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가타야마 사쓰키(片山さつき) 지방창생상이다. 가타야마는 일본 근대사상 왕 즉위식에 참석하는 첫 여성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새 왕비인 마사코는 참석할 수 없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고쿄(皇居·일왕 거처)에서 열리는 ‘겐지토쇼케이노기’(?璽等承?の儀)에는 나루히토의 동생 후미히토(文仁)과 작은 아버지 마사히토(正仁)만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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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왕가에서 태어난 일본 여성은 일반인과 결혼하면 즉시 왕족 신분을 잃게 된다. 딸은 왕위 계승자가 될 수 없고, 당연히 여성은 왕이 될 수 없다.
교토외국어대의 낸시 스노우 공공외교학과 교수는 “일본 왕실은 마사코의 불참이 국제적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잊고 있다”며 “여성이 단 한 명뿐인 (아베) 내각의 모습을 본 이들은 ‘새 왕비는 어디 있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사코 새 왕비는 한때 일본 왕실의 변화를 가져올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버드대학 출신의 마사코는 나루히토와 결혼 전 일본 외무성에서 외교관으로 일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일본 왕실에서 여성의 역할을 현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일본 왕실은 예상보다 더 보수적이었다. 왕실은 마사코에게 결혼 직후부터 일을 그만두고 왕세자를 출산하라는 온갖 압박을 가했다.
야마네코 연구소의 룰리 미우라 대표는 NYT에 “새 왕비가 즉위식 중요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은 내 입장에서 볼 때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마사코 사례에서 봤듯, 왕실이 사회·정치적 힘을 갖게 되면 민주적 제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