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에 "휴대폰 독일서 잃어버려" 경찰, "증거인멸 우려 높다" 판단 구속영장 신청할 때도 적극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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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구입과 흡연 등 혐의로 구속된 현대가(家) 3세 정모(30·구속)씨가 수사를 앞두고 증거 인멸을 도모한 정황이 경찰에 포착됐다.
25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정씨를 입국 즉시 체포한 뒤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머리를 염색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염색은 제모와 함께 마약 투약자들이 체내 성분 검사에서 빠져나기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다. 최근 마약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도 염색을 한 것으로 나타나 증거인멸 의심이 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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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 22일 정씨 구속영장을 신청할 당시 이 같은 부분을 들어 석방하면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법 이종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다음날인 23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체포 전 사업차 해외 출국을 했다는 정씨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 2월 하순께 영국 런던으로 출국한 후 약 2개월 만인 이달 20일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자신과 SK그룹 3세 최영근(32·구속)씨에게 대마를 대신 구매해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27·구속기소)씨가 경찰에 긴급체포되기 약 일주일 전이었다.
정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씨로부터 대마를 7회 구매해 자택 등지에서 이씨와 4회, 최씨와 1회 등 총 11회에 걸쳐 대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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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정 명예회장의 8남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이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최 회장의 장남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사이다.
한편 경찰은 정씨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그의 집에서 주사기와 알코올이 묻은 솜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마 외에 향정신성의약품(향정) 등 다른 마약류 투약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경찰은 정씨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 부분 역시 구속수사 필요성의 이유로 적극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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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