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왼쪽 그림)과 ‘모나리자에 나타난 황금사각형.
상훈: 다빈치 특별전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린다고 들었어요. 이탈리아 사람 아닌가요?
엄마: 다빈치는 이탈리아 화가이긴 하지만 주요 그림 작품의 많은 수가 프랑스에 있단다. 말년을 프랑스에서 보냈기 때문에 두 나라에서 다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단다.
엄마: 그 당시에는 구분이 없었지만 오늘날의 분야로 생각해 보면 회화, 조각, 건축, 수학, 과학, 발명, 해부학, 지질학, 천문학, 정치 등 13∼18개의 전문가로 여겨질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한 사람이었지. 그동안 잘 몰랐던 수학자로서의 다빈치를 살펴볼까?
○ 수학과 예술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다빈치가 수학적 원리를 예술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 중 하나가 ‘선 원근법’입니다. 선 원근법에 필요한 세 요소는 평행선, 수평선, 소실점입니다. 물론 그는 단순한 선 원근법만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대기 원근법’을 통해 평면의 그림이나 표현에서도 물체가 관찰자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최후의 만찬’에서는 이런 선 원근법이 잘 드러납니다. ‘모나리자’가 유명한 것은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볼 때마다 모나리자의 표정이 바뀐다는 점 때문입니다. 모나리자의 그림에는 그 어디에도 윤곽선이 없습니다. 다빈치가 대기 원근법의 원리를 모나리자에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 신성한 비례와 황금비
그 결과 다빈치는 그림을 매개로 기하학적 도형의 원리를 나타냈습니다. 다빈치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유클리드가 플라톤 입체(정다면체)를 설명한 내용으로, 각 모서리에서 만나는 다각형의 수가 같은 3차원 도형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때 정사각형의 한 변(AB=AD)의 길이를 2라고 하고, 이등분 지점인 중점을 E로 하면 직각삼각형의 성질에 의해 (EC=EF=√5)가 되고, 황금사각형의 두변의 비,
이 값은 약 1.618로, 이를 황금비라고 합니다. 이 수는 무한히 계속되는 소수, 즉 무리수입니다. 황금비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신성한 비율로 여겨졌습니다. 황금비는 자연과 과학은 물론 예술에도 나타납니다. 파르테논 신전, 이집트 피라미드, 모나리자에서 황금비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빈치는 수학에 대한 지식을 사용해 ‘이상적 비율’로 여겨지는 수많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인간의 비율에 관한 그의 작품 중 하나는 ‘비트루비우스적 인간’(Vitruvian Man)입니다. 그림에서 사람을 둘러싼 정사각형과 원이 보입니다.(그림 참고) 팔을 옆으로 쫙 펼치면 키와 같으니 정사각형을 그리고, 원의 중심은 배꼽입니다. 수학의 사용을 통해 완벽한 인간 형태를 시각적으로 나타냅니다. 인간이 수학 법칙이 설명할 수 있는 완벽한 창조물이라는 믿음에서 온 것이지요.
다빈치는 고대의 인체비례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실제로 사람들을 데려다 실측해 기록했습니다. ‘양팔을 펼친 길이는 키와 같다’, ‘머리카락 끝 선에서 턱 끝까지는 키의 10분의 1이다’ 등의 설명은 그가 신체의 곳곳을 숫자로 계산하면서 사람의 몸을 기하학적 관점에서 계량화하는 고대 사상을 실험한 것입니다. 다빈치의 ‘호기심’과 ‘관찰력’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줍니다. 국내에서도 다빈치 관련 강연 등이 진행 중입니다. 그의 다양한 회화와 조소, 공학 작품에서 수학을 찾는 재미를 느껴보기를 바랍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