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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인 21일 스리랑카 교회 및 호텔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 테러의 사망자가 310명으로 늘었다고 23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2009년 26년간 이어진 스리랑카 내전이 끝난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다.
이날 루완 구나세케라 현지 경찰 대변인은 “지난 밤 사이 부상자 여럿이 숨졌다”며 “아직 500여명이 치료를 받는 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까지 용의자 40명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테러의 배후로 현지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 ‘NTJ(National Thowheeth Jama’ath)‘를 지목해 조사 중이다. 이 단체는 이번 테러가 발생하기 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스리랑카 마와넬라 지역의 불교 사찰에서 발생한 불상 파괴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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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정부는 테러가 발생하기 2주 전 미국과 인도 정보당국으로부터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전달받고도 참사를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4일 미국과 인도 정보당국은 ’스리랑카에서 공격이 준비되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스리랑카 정부에 알렸다. 이 정보엔 특정 단체명이 거론되지 않았으나 스리랑카 정보당국이 9일 스리랑카 경찰청에 전달한 안내문에는 NTJ가 명시되어 있었다.
사전 경고가 있었음에도 테러를 막지 못한 배경에는 대통령과 총리 간 불협화음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CNN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는 자신과 부처 장관들은 사전 경고에 대한 언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해임하고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새 총리로 임명하겠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결국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다시 자리를 지켜냈지만 둘 사이는 아직도 매끄럽지 못하다.
한편 이번 테러 사망자 중에는 최소 외국인 31명이 포함됐다고 23일 AP통신이 전했다. 영국과 인도 외교 당국은 각각 자국민 8명이 테러에 희생됐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최소 4명의 미국인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덴마크 언론은 억만장자 안더스 홀츠 포블센의 아내와 네 자녀가 부활절 방학을 맞아 스리랑카에 머물다가 테러를 당해 세 자녀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덴마크 최대 부호인 포블센은 의류 소매회사 ’베스트 셀러‘와 온라인 패션 소매업체 ’ASOS‘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자국민 1명이 사망한 중국은 “근시일 내에 스리랑카에 여행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스리랑카 주재 대사관은 이같이 밝히며 “이 경고 후에도 스리랑카에 가기를 고집한다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으며 대사관이 효율적인 지원을 하기도 어렵다”고 으름장을 놨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스리랑카에 발령한 여행경보 단계를 1단계(여행유의)에서 2단계(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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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은지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