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도서관 책 200여권 없앤 학교 결정 이은 움직임 “사회서 젠더 이슈 떠오르지만…동화엔 반영 안 돼”
출처=픽사베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내 학교들이 교내 도서관에서 성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성차별적인 동화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바르셀로나 자치정부인 카탈루냐정부가 운영하는 타버 학교도 ‘빨간 모자’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등의 동화를 유아 도서관에서 퇴출했다. 성 고정관념을 담은 이 책들이 6세 이하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화 속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역할 등을 검토한 단체는 장서의 30%에 해당하는 200여권이 매우 성차별적이고 강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교육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여러 책들에도 성 고정관념이 담겨 있었으나 전부 제거할 순 없었기에 계속 소장하기로 했다.
동화에서는 여자보다 남자 주인공이 훨씬 더 많았고 이들은 성 역할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남자 주인공은 주로 악당과 싸우고 곤경에 처한 이를 돕는 용감한 영웅인 반면 여자 주인공은 구조를 기다리는 공주로 아름다움, 모성애, 보살핌, 사랑 등의 이미지와 연결됐다.
엘 파이스는 타버 학교에 이어 바르셀로나 다른 학교들도 도서관 장서 내용을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몬트세니 학교는 성차별적 도서를 퇴출했고, 포르트 피엥 학교 학부모위원회는 책 검토를 위한 성평등 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 회장은 “아이들이 읽는 책은 매우 중요하다. 고전 동화들은 성 고정관념을 되풀이하기 때문에 이를 깨는 책들을 갖는 건 좋다”며 “5살 아이들은 이미 성역할을 확립했다. 그들은 소년·소녀의 의미를 안다. 그렇기에 유아 단계부터 성인지적 관점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성차별적 동화 퇴출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고 라 반가르디아는 전했다. 바르셀로나 한 도서관 사서는 “고전에는 그것만의 가치가 있다. 검열은 언제나 위험하다”며 “다음(검열대상)은 무엇이 될까? 인종차별적이라며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금지될까? 마초적인 오셀로?”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