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작년 11월 시민대책위원장에 편지
이준석 전 세월호 선장이 옥중에서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목사에게 지난해 보낸 편지. 장헌권 목사 제공
16일 세월호 전 선장 이준석 씨(74·복역 중)가 희생자 유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한 옥중편지가 공개됐다. ‘팽목기억공간조성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목사는 지난해 11월 이 씨와 주고받은 서신 일부를 참사 5주기를 맞은 이날 공개했다.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 씨는 전남 순천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이 씨는 편지에서 “시간이 지나갔지만 지금도 용서받지 못할 큰 죄를 짓고 죄책감 속에 사로잡혀 있다. 하루도 지난날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때로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다. 모든 것이 괴롭고 힘들더라도 반성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날을 수없이 돌아봐도 나 자신이 미워지고 화만 난다.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나 편지에 ‘세월호’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