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안산-진도 등 전국서 추모 행사
“편히 쉬세요” 묵념… 미사…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안산=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고에서 만난 3학년 김민희 양(18)은 본보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단원고 부학생회장인 김 양은 5년 전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하늘나라로 간 선배와 교사 261명을 기리기 위해 이날 친구들과 교내에서 ‘다시 봄, 희망을 품다’ 추모행사를 열었다.
김 양은 “5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형을 잃은 같은 반 친구의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봤지만 아무런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했다”며 “단원고 후배들이 잊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추모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단원고 강당에서 진행된 추모행사에는 교복을 입고 노란색 리본 스카프를 목에 두른 2학년생 150여 명이 참석했다. 1, 3학년 학생들도 교실에서 방송을 통해 추모행사를 지켜봤다. 합창단이 추모곡을 부르는 동안 객석 곳곳에서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행사에 참석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전 운영위원장은 학생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슬퍼하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희망의 기억으로 간직했으면 좋겠다”며 “민주주의와 안전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선 반드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광고 로드중
이날 오후 3시 안산시 전역에는 1분간 추모 사이렌이 울렸다.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 앞에서는 이 지역 성당 신자들이 모여 추모 미사를 열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목포=뉴스1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수습본부가 차려졌던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경 팽목항 기억관(옛 분향소) 뒤편 무대에서는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와 예술행사가 열렸다. 희생자인 고우재 군의 아버지 고영환 씨(52)는 “팽목항은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을 처음 만났던 기다림의 장소”라며 “희생자 추모를 위해 팽목항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 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5년간 팽목항 인근에서 생활해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4명의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9시 낚싯배를 타고 세월호가 침몰했던 맹골수도 인근 해역을 찾았다. 유족들은 바다에 국화꽃을 던지며 아이들의 이름을 목청껏 불렀다. 이들은 팽목항을 찾은 뒤 목포신항으로 옮겨진 선체 앞에서 희생자 넋을 위로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 / 안산=신아형 / 진도=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