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이번 전시회에는 세계 2위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인 트리나솔라를 비롯해 JA솔라(3위), 캐나디안솔라(5위), 룽지솔라(6위) 등 중국 주요 태양광 모듈 생산 기업이 모두 참여했다. 모듈과 함께 태양광 발전설비의 또 다른 핵심 부품인 인버터 분야에서도 화웨이, 선그로, 굿위 등 중국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이 업체들은 대부분 전시장의 핵심 자리에 한국 대기업과 맞먹는 대형 부스를 차렸다. 한 참가자는 “모듈과 인버터만 따지면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14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모듈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6.5%에서 지난해 27.5%로 급증했다. 올해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자국 내 태양광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신규 태양광 발전소 건설 제한, 보조금 축소 정책을 내놓자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국내 영업 기반을 구축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징커솔라는 지난해 말부터 서울역을 비롯한 서울 주요 지점에 광고판을 설치했다. 올해 한국 시장 15% 이상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JA솔라는 외국계 태양광 기업 중 처음으로 국내에 물류 창고를 갖추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화웨이 역시 태양광 인버터 영업을 위한 한국 사무소를 지난해 설립했다.
중국산 사용이 늘어나는 건 국산보다 10% 저렴한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1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경우 핵심 부품인 모듈 가격이 중국산은 360억 원, 국산은 400억 원 안팎이다. 중국산이 싼 것은 중국 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 및 보조금을 주기 때문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국산보다 품질은 떨어진다. 국내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 LG전자 등 국내 기업 제품과 중국산의 발전 능력(생산량)은 처음 도입 시점에서는 2∼3%, 성능 보증 기한인 25년 후에는 최대 5% 차이가 난다.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한 번 설치하면 최소 20년 이상 가동하는 설비 특성상 장기간 발전 능력과 사후 유지관리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당장 싸다고 중국산을 쓰는 건 국내 산업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