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종 빼곤 대부분 실적 부진… 작년 하반기 법인세액 예상 못미쳐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가 잘 걷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대기업 증세 정책으로 재무제표의 예상 세금은 크게 늘었지만 기업 이익이 줄면서 실제 세금 낼 돈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500조 원 넘는 ‘슈퍼 예산안’으로 복지와 고용 지원을 늘리려 하지만 지금 같은 세수 부진 상태로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기획재정부와 일선 세무서,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을 토대로 올 3월 말까지 내는 법인세 납부액이 당초 계획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2018년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작년 8월 한 차례 세금을 낸 뒤 결산 실적이 나온 올 3월에 나머지 세금을 냈다. 작년 하반기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3월 완납한 법인세수가 예상에 못 미친 것이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일선 세무서에서는 세수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덜 걷혔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작년 3월 법인세 수입은 18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조 원 늘었지만 올해는 세수 풍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업만 좋았고 조선 해운 석유화학 등 대부분 업황이 부진했다”며 “올 세수는 사실상 비상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징수 실적은 5월 공식 발표된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