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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청년연금’ 제동… 복지부,사실상 불가 판정

입력 | 2019-04-10 03:00:00

만 18세 도민 첫보험료 내주는 사업
“국민연금 흔들수 있다” 재협의 통보, 경기도는 “사업계획 보완해 재추진”




경기도가 올해부터 실시할 예정이던 ‘생애 최초 국민연금 지원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말 이 사업이 국민연금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재협의’ 통보를 내리면서다. 현행 사업 계획대로 진행해선 안 된다는 사실상의 ‘불가’ 판정이다.

생애 최초 국민연금 지원사업은 청년들의 국민연금 조기 가입을 유도해 안정된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건 핵심 청년복지 공약이다. 모든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만 18세가 되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첫 한 달 치 국민연금 보험료(9만 원)를 대신 내주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달부터는 소득이 있거나 희망하는 청년만 보험료를 계속 낸다. 보험료를 안 내다가 나중에 소득이 생겼을 때 납부해도 된다.

경기도는 올해 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예산 147억 원을 배정했지만 복지부가 제동을 걸면서 사업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르면 각 시도가 사회보장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변경할 때에는 복지부 장관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한다. 복지부는 타당성이 낮거나 기존 사업과 중복된다고 판단하면 재협의를 통보한다.

복지부 허현숙 사회보장조정과 전문위원은 “경기도 청년연금 사업이 국민연금의 조기 가입을 유도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가입자가 성실하게 납부해야 한다는 국민연금 기본 원칙과 맞지 않다”며 “국민연금은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한 지자체에서만 연금 보험료를 지원한다면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의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재협의 결정을 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납부 횟수로는 120회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노후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기도가 첫 1개월 치 보험료를 대신 내줘 연금 가입을 유도하더라도 청년들이 나머지 119회의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경기도는 사업 계획을 보완해 이달 말까지 복지부에 재협의를 요청할 방침이다. 경기도 전은경 청년정책팀장은 “도의회와 함께 여론 수렴을 거쳐 사업 계획을 수정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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