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 연대 지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후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대한항공의 이사로 재직 중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이사연임안건이 부결됐다. 2019.3.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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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 연대 지부장은 27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박탈당한 것과 관련,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창진 지부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발산1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조양호 회장의 중임이 부결된 것에 대해서는 저희 내부 노동자에 입장에 있어서는 환영하는 바”라면서 “이것이 또 다른 꼼수를 위한 물러남이 아니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아시다시피 땅콩회항 때 조현아 씨가 말뿐인 퇴임을 하고나서 여전히 저라는 개인을 상대로 했던 회사 구조를 이용한 보복이라든지, 변함없는 행태로 이어진 경영으로 인해 약 4년 후에 물컵 같은 사건이 발생했던 것과 같이 ‘눈 가리고 아웅 하기 식’의 거짓된 행동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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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대한항공을 시초로 해서 경제민주화나 공정화의 과정이 우리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많은 분들이 함께 용기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앞서 이날 오전 대한항공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등을 표결에 부쳤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 규정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도록 돼있다.
이로써 1999년 4월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조양호 회장은 20년 만에 대한항공 경영권을 잃게 됐다. 재벌 총수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물러나는 첫 사례다.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불발이 투자자에게는 호재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27일 오후 1시 33분 현재, 한진그룹 계열 회사의 주가는 상승세다. 대한항공은 전일보다 2.01%포인트, 한진은 3.57%포인트, 한진칼우는 2.33%포인트, 한진칼은 0.2%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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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