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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인베브 코리아 이지수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라”

입력 | 2019-03-26 03:00:00

[Goldengirl Leader]AB인베브 코리아(오비맥주) 하이엔드
브랜드 마케팅 이사 이지수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지만 여러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창의성과 비즈니스를 결합한 것이 마케팅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AB인베브 코리아(오비맥주)의 이지수 이사(38)는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코로나 등 프리미엄 수입맥주 브랜드의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마케팅을 하면서 트렌드를 읽고, 트렌드를 창조하는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데 미술사 전공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2003년 미국의 미디어그룹 블룸버그에 입사해 뉴욕 본사와 영국에서 마케팅과 브랜딩 담당으로 6년간 일했다. 그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경영학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MBA는 제게 큰 도전이었어요. 공부하기 힘들었지만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지요.”

2010년 귀국한 그는 삼성카드, 네스프레소 코리아 등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았고 2017년 현 직장으로 옮겼다.

“저는 익숙하지 않은 것일수록 매력을 느껴요. 이직할 때도 전혀 다른 업종을 찾았죠. 귀 기울이는 자세를 갖게 되고,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익숙한 것만 하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 처음엔 힘들더라도 훨씬 재미있고, 배우는 게 많다”며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라”고 강조한다.


아이디어 제시보다 경청이 더 중요해

그는 직장에서 최연소 팀장, 최연소 이사 등 늘 ‘최연소’ 타이틀을 달았다. 그러다보니 “늘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고 말한다.

“저보다 나이 많고 오랜 경력을 지닌 팀원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 늘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하는 자세를 가졌어요. 팀워크가 거기에서 발휘되거든요. 조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이고, 마케팅에선 더욱 그렇지요.”

그는 “내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면 모두 응답해주더라”고 덧붙였다.


역동적인 국내 시장에 맞춘 차별화 마케팅

“우리나라 주류시장은 여러 가지 제한이 많고, 끊임없이 출시되는 신제품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정말 역동적이에요. 매사 빠르게 반응하고, 똑똑하죠.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사와 싸워서 한국 시장을 이해시키는 게 제 역할이에요(웃음).”

이 이사는 “한국 시장 상황을 해외 본사가 이해하도록 하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스텔라 아르투아의 TV 광고를 진행했어요. 덕분에 인지도와 매출이 많이 성장했지만 본사 제작 광고가 주는 한계가 있더군요. 그래서 한국에 특화된 광고를 제작하고자 기획하고 있어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 의미도 있고, 기대도 큽니다.”

그는 올해부터 프리미엄 맥주 각 브랜드마다 그 역할과 가치를 부여했다. 주 소비자층이 30∼40대인 스텔라 아르투아는 여러 사람들과의 모임이나 축하하는 자리에, 호가든은 집에서 혼자 편안히 즐기는 혼술에 어울리는 맥주로 그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또한 여성을 대상으로 호가든 베이커리를 여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물 부족 국가 여성 돕는 캠페인 전개

그가 요즘 주력하는 것은 스텔라 아르투아가 전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멋진 한잔’ 캠페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물 부족 국가의 10가구 중 8가구는 여성이 물을 구하는데, 하루 6시간씩 걷는다고 해요. 스텔라 아르투아의 전용 잔 ‘챌리스’ 판매 수익금으로 이러한 여성들을 돕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는 “챌리스 한 개면 물 부족 국가의 한 가정에 5년간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어, 여성들이 자기계발, 학업, 경제활동 등을 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 명상으로 부정적인 감정 내려놓아

“매일 즐겁게 출근하고 주변에 긍정 에너지를 주기 위해서는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침저녁으로 명상을 합니다.”

그는 “명상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요. 어머니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가족과 나눠먹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죠. 주류의 매력 역시 음식처럼 사람들이 모였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것 아닐까요? 모두 모여 축하하고 기뻐하는 행복한 시간에 저희 맥주가 함께 하면 좋겠어요.”


이지수 이사는…

1981년생. 미국 컬럼비아 대학 졸업. 2003년 블룸버그에 입사해 뉴욕, 런던에서마케팅과 브랜딩 담당으로 일했다. 2010년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 MBA 과정을마치고 귀국해 삼성카드에 입사,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 업무를 했다.2013년 네스프레소 코리아 마케팅 책임자로 자리를 옮겨 이커머스 등 옴니채널플랫폼 론칭을 주도했다. 2017년 8월 AB인베브 코리아로 이직, 현재까지 스텔라아르투아, 호가든 등 하이엔드 브랜드 마케팅 이사로 일하고 있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는 500여 개 글로벌 맥주 브랜드를 갖고 있는세계 1위의 맥주 기업으로 벨기에 루뱅에 있다.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20만 명의직원을 고용한 기업으로 2014년 오비맥주를 흡수 합병했다.핵심 브랜드로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코로나, 버드와이저, 카스 등이 있다.
 
글/김경화(커리어 칼럼니스트, 커리어·라이프 코치)
사진/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