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브로커의 흥망을 다룬 영화 ‘돈’. 쇼박스 제공
20일 개봉한 ‘돈’과 ‘우상’, ‘악질경찰’은 모두 한국 사회 부패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일단 출발은 여의도 증권가의 실상을 가볍게 풀어낸 ‘돈’이 좋다.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다. 어수룩한 청년이 부자가 되겠다는 삐뚤어진 야망으로 질주하는 과정이 대리만족을 준다.
어렵거나 민감한 소재를 다룬 ‘우상’과 ‘악질경찰’은 다소 고전하는 모양새. ‘우상’에서 도의원 구명회(한석규)는 교통사고를 내고 이를 은폐한 아들 때문에 정치 인생의 위기를 맞게 된다. 아들이 차로 들이받은 이는 유중식(설경구)의 지체장애인 아들. 그가 죽고 현장에 있던 유중식의 며느리 최련화(천우희)가 실종되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진다. 각자의 ‘우상’을 맹목적으로 좇는 세 인물의 암투를 다뤘지만 “불친절하다”는 평이 많다.
3편 모두 총제작비 80억∼90억 원대로 200만∼260만 명가량의 손익 분기점을 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