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원은 롯데 자이언츠의 신인 잔혹사를 끊을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뛰어난 투구 능력과 담대한 배짱 그리고 타고난 야구 센스까지 겸비한 덕분에 코칭스태프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광고 로드중
서준원(19·롯데 자이언츠)은 ‘신인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까. 기대는 여느 신인보다 크다.
롯데는 신인 에이스에 대한 갈망이 어느 팀보다 크다. 롯데 역사상 신인왕은 1992년 염종석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KIA 타이거즈(1985년 이순철) 다음으로 오랜 기간 신인왕과 인연을 맺지 못한 팀이 롯데다. 신인왕을 떠나 투수가 입단 첫해부터 활약했던 사례 역시 1994년 주형광이 마지막이다.
이후 영남권을 호령했던 투수들을 꾸준히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했지만 이들은 좀처럼 기를 못 폈다. 특히 2000년대 중반에는 ‘잔혹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김수화(2004년 2차 1라운드), 이왕기(개명 후 이재율·2005년 1차), 나승현(2006년 2차 1라운드)은 초고교급 자원으로 꼽혔지만 프로 무대를 버티지 못했다. 김수화는 2시즌 통산 23경기 등판에 그친 채 유니폼을 벗었다. 이왕기와 나승현은 데뷔 첫 해가 커리어하이이자 마지막 불꽃이었다.
광고 로드중
롯데의 마지막 신인 에이스이자 현재 투수코치인 주형광 코치는 서준원에 대해 “타고난 능력에 센스까지, 좋은 기량을 가졌지만 아직 만들어가는 단계의 선수다. 가다듬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러한 신중함은 과거의 실패 사례를 통해 더욱 확고해졌다. 주 코치는 “그간 대형 신인 투수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다”라며 “준원이는 10년 이상 1군 자원으로 활약해야 한다. 지금 한두 달 늦게 시작하는 건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차이를 만드는 또 한 가지는 멘탈이다. 주 코치는 “이대호를 보면 늘 밝고 긍정적이지 않나. 서준원의 멘탈이 그렇다. 마운드 위에서는 눈치를 안 본다. 신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