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전-일부 2군구장도 도입… 점토 위주라 불규칙 바운드 적어
19일 개장 후 첫 시범경기가 열린 창원NC파크뿐만 아니라 국내 10개 구단에서 안방으로 쓰는 구장들의 흙만큼은 메이저리그(MLB) 구장급이다. 55년 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전구장도 이미 6년 전 MLB 구장과 같은 흙을 깔며 ‘알고 보면 MLB 구장’을 표방한 상황. 경기 이천(LG), 충남 서산(한화) 등 2군 훈련장 그라운드에도 대부분 미국산 흙(사진)이 깔렸다.
MLB 구장에서 쓰는 흙은 입자가 작은 점토 위주로 이루어져 과거 국내 구장에서 사용하던 흙보다 단단하고 여러 선수가 거쳐도 마운드나 타석에 홈이 덜 파인다. 그 덕에 마운드나 타석에 주인이 바뀌고 파인 바닥을 발로 고르는 장면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흙 알갱이도 작고 균일해 타구의 불규칙 바운드 확률도 작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나는 흙을 많이 쓴다. 여기에 모래, 침적토 등을 섞어 그라운드용 흙을 만든다. 딱딱함을 유지하면서 배수도 잘된다는 평을 받는다.
황금배합 찾기의 산물인 MLB 흙 가격은 t당 100달러(약 11만3000원)로, 일반 운동장에서 쓰는 흙에 비해 약 4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장 흙 전면 교체에 기본 수백 t이 들고, 배를 타고 오는 과정에서 운임 등 부대비용이 더해지며 값이 올라간다. 2016시즌 전 MLB 흙으로 교체를 단행한 사직구장은 흙값만 3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