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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장관 “장자연-김학의 사건, 사회 특권층서 벌어져 국민 공분”

입력 | 2019-03-20 03:00:00

대통령 지시 다음날 긴급회견




“사회 특권층 범죄 철저 수사” 박상기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기에 앞서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두 장관은 사회 특권층의 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들이 부실수사를 하거나 진상 규명을 가로막고 은폐한 정황들이 보인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켜 왔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9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및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해 “우리 사회의 특권층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이 수사 중인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특권층의 반(反)사회적 퇴폐 문화를 반드시 근절하겠다”면서 “은폐나 축소가 발생해 적발될 경우 제 정치적 명운을 걸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과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동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사건의 실체와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 달라”는 지시를 받은 두 장관이 수사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것이다.

박 장관은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건의한 대로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의 활동 기간을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단은 올 5월 말까지 별장 성접대 의혹과 장자연 리스트를 추가 조사한다. 버닝썬 사건과 달리 별장 성접대 의혹과 장자연 리스트는 10여 년 전 사건인 데다 과거 경찰과 검찰이 몇 차례 수사를 한 적이 있어 실체 규명이 쉽지 않다.

만약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 혐의가 추가로 발견되면 검찰은 즉시 수사에 나서게 된다. 박 장관은 “드러나는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수사로 전환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강제수사권이 없는 만큼 검찰이 사안별로 수사에 나설 수 있다. 전·현직 검사가 연루됐다면 특임검사가 임명될 수 있고, 관련자가 많다면 특별수사팀이 꾸려질 수 있다.

조사단은 검경의 부실수사 의혹뿐만 아니라 두 사건에서 파생된 관련 의혹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별장 성접대 의혹은 김 전 차관뿐만 아니라 건설업자 윤모 씨가 다른 사회지도층 인사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진상조사단 내부에서는 “수십 명의 또 다른 김 전 차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기소 여부와는 무관하게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사건 실체를 공개할 수 있다.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장 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32) 씨는 최근 “장 씨가 작성한 문건에서 특이한 이름의 국회의원, 같은 성(姓)을 쓰는 언론인 3명을 봤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2009년 3월 이전 술자리에서 성 접대를 강요받아 공소시효가 완성됐지만 진상조사단은 활동 종료 시 조사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

여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에 대한 여론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수사기관의 부실수사와 부적절한 유착 관계는 제3의 수사기관이 도입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공수처가 설치돼 진실이 제때에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