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원장은 ‘동아시아 지역의 자살과 기온’이란 논문에서 ‘기온이 오르는 봄철이 겨울철에 비해 자살률이 20% 더 높다’고 분석했다. 잠재적 자살 위험군은 따스한 봄이 오면 상대적 박탈감과 우울감을 더 많이 느껴 충동적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봄철 자살자 증가 원인이 어디 기온뿐인가. 정신과 문제, 경제난, 질병, 가정 문제, 직장 문제, 대인 관계 등 다양하다. 한국은 2011년 자살 사망자가 1만5906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31.7명으로 정점에 달했다가, 2017년 1만2423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24.3명으로 낮아졌다. 6년 동안 자살자가 약 22%(3483명) 감소한 것이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지만 아직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11.9명)의 2배 이상이라는 불명예는 벗지 못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자살 위기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봄철이다. 우리 사회가 비정하고 단절된 세상 같아 보여도 주변을 둘러보면 한국생명의전화, 한국자살예방협회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많다. 힘들 때 혼자 어려움을 감당하려 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 보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이웃을 보면 먼저 관심을 보이고, 아픈 마음을 듣고 공감하며, 필요시 전문기관에 의뢰하자. 우리 모두 함께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는 길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