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양의지 효과?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양의지는 12~13일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모두 선발출장했다.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12일은 포수로, 13일은 지명타자로 나섰다. 두 경기 성적은 5타수 2안타, 1타점. 물론 현 시점에서 이 기록은 큰 의미가 없지만 NC 팬들은 한국에서 치른 첫 공식전을 소화한 양의지의 모습만으로 환호했다.
13일 경기를 앞두고 이동욱 감독에게 ‘양의지 효과’를 물었다. 스프링캠프와 전날(12일) 한 차례 시범경기만 소화한 시점이었지만 이 감독은 빙긋 웃으며 “좋은 포수” 네 글자로 답했다. 이어 “더 설명할 게 없다. 가까이서 지켜보니 왜 좋은 선수인지 알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양)의지에게 의지한다”는 너스레를 떨었던 이 감독은 양의지의 가치에 이미 흠뻑 빠진 모양새였다.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뒤 13년간 한 유니폼만 입어왔지만 새 팀 적응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양의지 역시 “적응은 이미 끝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미 창원에 새 집을 구해 완벽한 NC맨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외야수 권희동은 “지난해까지 타석에서만 인사하던 선배였다. NC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각을 잔뜩 잡고 인사했지만 지금은 좀 편해졌다. ‘양 사장님’이라고 모시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라커룸에서의 적응만큼 중요한 것은 그라운드 위의 모습이다. 양의지는 “솔직히 주위에서 ‘양의지 효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저은 뒤 “몸값에 어울리게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한다. 타석에서도, 안방에서도 좋은 선수라는 말을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의지는 인터뷰 말미 ‘메이저리그급 홈구장’ 창원NC파크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소년처럼 웃으며 “아직 완공되기 전인데도 직접 봤을 때 깜짝 놀랐다. 빨리 새 구장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했던 ‘린의지’였지만 어느새 가슴의 다이노스 로고가 어색하지 않다. 남은 과제는 그라운드 위에서도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뿐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