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덕 경영지도사
마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주인 없는 초지가 있고, 몇몇 사람이 개인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소 떼를 초지에 풀면 누구나 유사한 행동을 하게 돼 결국 초지는 망가진다. 하딘은 공유 자원은 자유롭게 이용해야 한다고 믿는 사회에서 각 개인이 자신의 최대 이익만을 추구할 때 도달하는 곳이 바로 ‘파멸’이라고 했다.
전 국민이 미세먼지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비상저감조치 발령이 이어지고, 다양한 고육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방안은 아닌 것 같다.
하딘은 공유지의 비극을 막는 해결책으로 사유화 또는 정부 개입이라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그렇다고 흘러 다니는 공기를 사유화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범세계적으로 오염원 제거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상호 협력해 줄이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환경오염의 가해국은 언제든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깨진 유리창 법칙’을 경계해야 한다. 유리창이 깨진 채 오랫동안 방치돼 있으면 누구나 그 창문을 깨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홍수로 강이 불어났을 때 오폐수를 무단 배출한 사례들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가 안개처럼 뿌연 상황에서 매연을 방출하는 차량이 더 당당하게 거리를 운행하고 공장에서 더 많은 오염원을 공중으로 배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공기나 물은 무한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님을 인식하는 요즘이다. 물을 사먹듯 공기도 구입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자연은 인간만이 소유할 수 없다. 하딘의 말처럼 공유 자원은 자유롭게 이용해야 한다고 믿는 사회에서 각 개인이나 국가가 자신의 최대 이익만을 추구할 때 도달하는 곳이 파멸이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임창덕 경영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