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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어시스트] 장기 플랜이 빚은 현대모비스 최다 우승 신화

입력 | 2019-03-09 20:41:00

-역대 최다 7번째 정규리그 우승
-시즌 내내 줄곧 1위만 질주
-발빠른 전술 변화로 위기 탈출




9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는 현대모비스 선수들. <KBL 제공>

유재학 감독 : 2004년부터 15시즌째 지휘봉.
양동근, 함지훈 : 한 팀에서만 11시즌 이상 출전.
이도현 사무국장 : 2002년 통역으로 합류해 사무국 주요 업무 섭렵.
손윤석 컨디셔닝 코치 : 팀의 전신인 기아 시절 포함해 22년차 트레이너.
장두수 구단 승합차 기사 : 팀의 전신인 기아 시절부터 25년 동안 운전.

현대모비스는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에 장기 근속자가 유난히 많다. 여기에 이번 시즌엔 3연패 주역인 라건아가 복귀했고, 44세 최고령 동갑내기 문태종, 아이라 클라크에 39세 오용준이 가세했다.

가족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그들이 정규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7’로 늘렸다.

9일 역대 최다인 통산 7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대모비스. <KBL 제공>

현대모비스는 9일 KT와의 울산 안방경기에서 90-79로 이겨 39승 11패를 기록해 남은 4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정규리그 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자 전신인 기아 시절(1회)를 포함해 7번째다.

현대모비스에서만 6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유재학 감독은 “4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다.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스태프들도 함께 기쁨을 나누고,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골프에서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줄곧 선두를 지킨 경우를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고 한다.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가 바로 그랬다. 시즌 개막 후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은 채 정상에 골인했다.

현대모비스를 역대 최다인 7번째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리더 양동근. <KBL 제공>

그만큼 현대모비스 전력은 압도적이었지만 위기도 있었다. 시즌 초반 ‘모벤져스’로 불리며 최강의 면모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했지만 센터 이종현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뒤 양동근, 이대성까지 차례로 다쳐 결장하기에 이르렀다. 라건아의 대표팀 차출로 골밑 열세가 빚어지기도 했다.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춘 현대모비스의 저력은 어려움을 정면 돌파했다. 시즌 초반 경기당 평균 100점 가까이 터뜨리는 공격 농구를 구사했지만 주력 멤버들의 공백이라는 악재를 맞은 뒤에는 공격 템포를 늦추고 수비에 치중하는 전술로 선두를 유지했다.

장시간 한 배를 타다 보니 확실한 선수 특성 파악에 따른 전술 변화와 효율적인 재활 프로그램, 체계적인 지원도 현대모비스 만의 장점이다

현대모비스 복귀 후 팀을 다시 정규리그 정상으로 이끈 라건아. <KBL 제공>

유재학 감독은 “과거에도 계속 1위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문태종 오용준 등 고참들이 잘해줬다”며 “그동안 쌓아온 시스템, 선수들의 노력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또 “시즌 막판 다시 리바운드에 이은 빠른 공수 전환과 고득점 농구가 살아난 대목은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우승을 자주한 유재학 감독에게도 이번 시즌 성과는 남다른 의미였다. 그는 “라건아가 돌아와 한층 성장한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과거보다 슛이 늘어서 돌아왔다. 라건아와 쇼터가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팀플레이에 집중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에서 15시즌 동안 11번째 4강에 오르게 된 유재학 감독은 “통합 챔피언 우승 가능성은 60~70%”라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그는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팀의 전력은 비슷하다.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맞춤형 수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