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지난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해 4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걸어왔다. 정비를 비롯해 자재와 기획, IT, 영업 등 항공사업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실무를 익혔다. 관련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는 엔지니어이기도 하다.
특히 조 회장이 처음 업계에 발을 들인 1974년은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인 시절이었다. 이후 1978년부터 1980년까지 2차 오일쇼크가 글로벌 항공업계를 강타했다. 당시 연료비 부담으로 미국 최대 항공사였던 팬암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직원 수 천명을 감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은 선친인 조중훈 창업주와 함께 시설·장비 가동률을 높이는 ‘역발상’ 전략을 전개했다. 항공기 구매도 계획에 맞춰 진행했다. 불황 시기를 기회로 삼아 호황을 대비한 것이다. 이런 결단은 오일쇼크 이후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중동 수요 확보와 노선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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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항공기 도입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2000년 초 이라크 전쟁과 사스(SARS) 사태, 9·11테러 영향으로 글로벌 항공 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졌지만 조 회장은 이 시기를 새로운 항공기 도입 기회로 판단하고 A380 항공기 구매계약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다른 항공사보다 빠르게 새 항공기를 도입할 수 있었다.
조 회장은 글로벌 항공업계 네트워크를 재정립한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글로벌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들이 회원인 국제협력기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조 회장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IATA 최고정책심의 및 의결기구 ‘집행위원회’ 위원이면서 11명으로 구성된 전략정책위원회 위원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회 주요 전략과 세부 정책 방향,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 굵직한 결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항공업계 ‘UN회의’로 불리는 ‘IATA 연차총회’가 서울에서 열린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조 회장의 행보는 회사 경영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룹을 경영하면서 얻은 비즈니스 감각과 글로벌 마인드를 바탕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했다. 대한체육회의 평창유치위원회 위원장 추천을 수락하고 1년 10개월 동안 유치위원장으로 50번에 걸쳐 해외 출장을 다녔다. IOC 위원 110명중 100명가량을 직접 만나 평창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7월부터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묵묵히 지원했다. 또한 2004년부터 제11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으로 선임돼 14년 동안 국내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섰다.
조 회장은 글로벌 물류기업을 이끌어 온 노하우와 경험을 토대로 대한항공이 존경받는 기업으로 변화,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