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5일째 비상저감조치 "봄 느낌도 안나…앞으로 더 두려워" "백령도까지 미세먼지…원인이 뭐냐" 서울시 "아이·노약자 실외활동 금지"
5일 서울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사상 처음으로 닷새 연속 시행된 가운데, 출근길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평소 간헐적인 미세먼지 정도는 신경쓰지 않던 이들도 이날만큼은 마스크를 꺼내 들었다고 하소연했고 정부에 대한 불만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날 오전 안국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함예린(30·여)씨는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연신 기침을 하며 “아침에 일어나면 미세먼지(수치)부터 확인한다”며 “오늘은 200(㎍/㎥) 가까이 되는 것 같아서 놀랐다. 심지어 미세먼지 냄새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신경도 안 썼는데 눈에 보이니까 앞으로 어떻게 더 심화될지 두렵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성균관대 인근 편의점 CU에서 근무 중인 한 아르바이트생은 “오늘 아침 7시부터 1시간 동안 5~6명이 사갔다”면서 “요즘 마스크를 확실히 많이 사가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미세먼지 문제 관련 단골 불만 소재인 ‘정부 무능’과 ‘중국 탓’도 빠지지 않았다.
어린이대공원역 인근에서 만난 권모(60)씨는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왔다고 하지만 우리나라가 힘이 없어서 그걸 따지지 못하지 않나”라면서 “따진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수 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강남구청역 버스정류장에서 출근 버스를 기다리던 이제윤(40)씨는 “백령도가 미세먼지 수치가 높게 나온다는데, 우리나라가 원인이라면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민간단체들이 중국에 미세먼지 관련 요구를 하고 있다는데 (진짜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상청·환경부 등 관계 당국은 최근과 같은 ‘최악의 미세먼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분간 바람이 약하고 대기가 안정돼 있어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시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경보를 발령하며 “어린이, 노약자 등은 실외활동을 금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한 북풍이 불 것으로 관측되는 오는 7일께에는 잠시나마 농도가 옅어질 수 있으나 이날이 지나면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