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아이언 나무 맞아 휘어졌지만 바꾸지 못해 피칭웨지로 라운드 ‘캐디 뒤 봐주기’ 금지에도 직격탄
혼다 클래식 1라운드 10번홀에서 트러블 샷을 하고 있는 저스틴 토머스. 이때 사용한 9번 아이언이 나무에 맞아 휘어졌다. 팜비치가든스=AP 뉴시스
필드 단짝 파울러와 토머스가 약속이나 한 듯 새 골프 규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터뜨렸다. PGA투어 간판스타들의 동반 행보여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 챔피언스코스에서 끝난 PGA투어 혼다클래식은 성토의 무대였다. 세계 랭킹 4위 토머스는 대회 1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이 나무 뒤에 떨어져 9번 아이언으로 트러블 샷을 구사했다. 이때 9번 아이언이 나무에 맞고 휘어져 더 이상 제대로 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토머스는 새 골프 규정에 따라 9번 아이언을 교체할 수 없어 그 대신 피칭웨지를 써가며 힘겹게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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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함께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트위터 공방까지 벌였다. 그는 혼다클래식에서 애덤 솅크(미국)가 ‘캐디 뒤 봐주기’ 규정 위반으로 2벌타를 받은 데 대해서도 비난을 날렸다. 토머스는 트위터에서 “캐디가 명백하게 선수의 라인을 잡아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캐디가 뒤에 있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징계의 부당성을 꼬집었다. 새 규정에는 캐디가 스트로크하는 선수 뒤에 서 있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USGA와 R&A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골프 룰을 쉽게 이해하자는 취지로 골프 규칙을 대대적으로 개정했다. 하지만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일부 선수들의 지적이다. 제네시스오픈 챔피언 J B 홈스는 우승 당시 최종 라운드를 마치는 데 5시간 30분이나 걸려 슬로 플레이를 둘러싼 논란까지 거세게 일었다.
대한골프협회 김경수 경기위원은 “아직 새 규칙이 익숙지 않아 그렇다고 본다. 규칙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선수들에게 크게 불리한 요소는 없다”고 말했다. 존 보든해머 USGA 경기위원장은 “선수들에게 불편함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