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 변신!’ 홍원기 키움 수비코치(왼쪽)는 청백전 때마다 1루수로 변신한다. 여기에 절친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10년째 캠프에 초청하는 프런트 역할도 그의 몫이다. 1인3역의 홍 코치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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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빠!”
키움 히어로즈의 자체 청백전이 열린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스포츠컴플렉스, 박병호와 이정후, 김하성 등 주축 타자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원정팀 1루수가 눈에 띄었다. 주인공은 홍원기(46) 수비코치였다.
홍 코치는 청백전 때마다 1루수로 나선다. 캠프 전지훈련에서 포지션 플레이어 한 명이 비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대개 선수출신 현장 스태프가 나서거나, 코치, 투수들이 잠시 아르바이트를 뛰기도 한다. 홍 코치는 기꺼이 1루수 변신을 자원했다. 그는 “선수로 돌아간 기분도 들고, 자원하길 잘한 것 같다. 내야수와 호흡을 직접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몸에 무리가 될까 걱정했는데 쌩쌩하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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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섭외는 홍원기 코치의 몫이었다. 공주 중동초~공주중~공주고 내내 동문수학한 ‘절친’ 홍 코치는 “밥을 두 번 사주니까 와주더라”고 농담한 뒤 “2009년 당시 (박)찬호에게 부탁했다. 선수 시절이었지만 본인의 훈련을 마친 뒤 히어로즈 캠프로 와줬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왕복 2시간 거리임에도 와달라고 했다. 찬호도 KBO리그를 걱정하고 있다. 흔쾌히 수락해줬다”고 밝혔다.
레전드와 만나는 것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홍 코치도 “같은 말이라도 찬호처럼 전설적인 선수 입을 통해 나온다면 무게감이 달라진다”며 “기계적으로 훈련하는 것보다 찬호의 말 한마디가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본업인 코치 역할 역시 만점이다. 홍 코치는 “지난해 여러 가지 풍파 속에서도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줬다. 올해는 부상을 조심했으면 좋겠다. 그라운드 위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결국 안 다쳐야 한다”는 당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