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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창단멤버와 20대 현역 한자리에…NH농협은행 정구팀 60주년 창단기념식

입력 | 2019-02-17 14:50:00

-80세 선배부터 20세 후배까지 하나로
-국내외에서 우승 제조기 면모 과시




60년 세월을 뛰어넘어 한자리에 모인 NH농협은행 정구부 선후배들이 60주년 창단 기념식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고양=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59년 5월 23일자 동아일보 2면은 전체 지면의 절반 정도가 정구 기사로 채워졌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 이벤트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제37회 동아일보기 전국여자정구대회 예상평이었다. 특히 일반부에는 관심이 집중됐다. 그 해 창단한 NH농협은행(당시 농업은행)이 첫 출전을 앞두고 있어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출전단체의 부진으로 인하여 개인전으로 임시대체하였던 일반부는 금춘(올 봄)에 농업은행 팀이 구성됨에 따라 다시 단체전으로 서울의 한양 팀과 대결하게 되었음은 희소식이라고 아니할 할 수 없다. 농업은행 팀의 멤버를 보면 주장의 최정임 선수외에는 위명숙 심정현 장애준 박명자 및 박영옥 등 전 선수가 금춘에 졸업한 명장일 뿐만 아니라 신감독과 전영준 코치의 철저한 훈련을 받고 있으며 본 대회 개최 이래 일반부에서는 처음 보는 최강팀의 대진으로 고등 대학부를 능가하는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 요는 한양 팀의 노련한 타법과 작전을 신예 농업은행 팀이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의하여 승부는 결정될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 후 농업은행은 데뷔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한국 라켓 스포츠의 명가 NH농협은행 여자 정구부의 화려한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1964년 NH농협은행 정구팀 초창기 멤버인 위명숙, 장영자, 이정강 , 박옥순, 김일출 선수, 차화자, 이기삼 코치가 국내대회 정구 단체전 우승을 한 뒤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어느새 환갑을 맞은 NH농협은행 여자 정구부가 선후배가 함께 하는 뜻깊은 60주년 창단기념식을 가졌다.

16일 경기 고양시 농협대학교 도농협동연수원 강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80대를 앞둔 창단 멤버와 손녀뻘인 20대 초반 현역 선수까지 한자리에 모여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선수 부모와 선수 자녀들도 함께 해 훈훈한 가족 잔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역 선수들은 선배들을 위한 흥겨운 댄스 공연으로 흥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후배들의 즐거운 무대에 선배들은 “앵콜”을 외치며 화답했다.

1959년 서울여상을 졸업한 뒤 창단 첫 해 팀에 입단한 위명숙 씨(79)는 “감회가 새롭다.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렀다”며 “예전에 운동할 때는 정구장에 관중도 많은 인기 스포츠였다. 정구는 노년층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생활 체육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16일 경기 고양시 농협대학교에서 NH농협은행 이대훈 은행장(두 번째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을 비롯한 정구 은퇴 지도자 및 선수, 현역 감독 및 코치, 선수 등이 정구팀 창단 60주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기에서 금 3, 은 2, 동 3개를 따낸 한국 정구의 간판 김애경은 “오랜 전통을 느낄 수 있어 자부심이 커졌다. 후배들도 이런 느낌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사에 참석한 NH농협은행 이대훈 은행장은 “지난 60년동안 선배님들의 흘린 땀이 모여 지금의 훌륭한 정구팀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NH농협은행이 생활체육 저변 확대와 정구명가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후배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정구가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금메달 13개를 수집했으며 세계선수권에서도 14개를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무적이었다.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에서 60번 출전해 37차례 정상에 올랐다. 전국체육대회에선 최근 단체전 4연패, 개인전 12연패 중이다.

NH농협은행 정구부의 창단 첫해인 1959년 제3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우승 소식이 실린 동아일보 지면.


정구부 감독 출신인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부단장은 “우리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서 효자 종목으로 이름을 날렸을 뿐 아니라 은퇴 후에는 은행원으로 근무하며 자기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NH농협은행은 80여명의 선수를 배출했으며 이 가운데 현재 30여명이 NH농협은행 전국 지점 및 본점 등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NH농협은행 여자정구단은 유영동 감독과 김동훈 코치가 이끌고 있으며 나다솜, 백설, 문혜경, 이민선, 박지해, 김홍주, 한수빈 등 7명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박용국 스포츠단 단장은 “NH농협은행만이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비인기 아마추어 스포츠 육성과 활발한 재능기부 활동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