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부터 로저스는 대만, 미얀마, 캄보디아와 함께 북한을 차세대 투자처로 꼽았다. 그는 2007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염원을 보고 확신을 품었다고 한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싼 노동력이 합쳐져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 “북한에는 피자 가게를 열어도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1980년대 중국이 덩샤오핑 체제에서 걸었던 개방의 길에 이미 들어섰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로저스의 투자 성향은 조지 소로스와 함께 운영했던 퀀텀펀드가 1973년 설립 후 10년 만에 4200%의 수익률을 기록한 데서 드러난다.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보고 장기투자를 하는 워런 버핏과 달리, 로저스는 안정성보다 수익률을 중시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38세에 투자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한 뒤, 모터사이클을 타고 세계일주를 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모험을 즐긴다. 그런 그가 북한에 관심을 두는 것은, 북한이 거대한 변화가 필요한 곳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성철 논설위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