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2위 못 지키고 프리서 삐끗… 4회전 점프 추가 장착해야 성장 3월 일본 세계선수권 각오 단단
차준환이 10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프로그램 음악인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애너하임=신화 뉴시스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차준환(18·휘문고)은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발표되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 시즌 출전하는 국제 대회마다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웃는 얼굴로 점수를 확인하던 그였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간판 차준환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97.33점으로 2위를 기록해 역전 우승까지 노렸던 그이지만 10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부진하며 최종 6위(총점 255.83점)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딴 그는 4대륙 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이자 김연아(은퇴) 이후 10년 만의 메달 획득을 노렸다. 4대륙 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세계선수권(3월)의 전초전 격이다.
4대륙 선수권은 차준환이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을 찾은 대회가 됐다. 차준환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158.5점(8위)으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점(174.42점)에 크게 못 미쳤다. 점프가 흔들려 무더기 감점을 받은 차준환에게는 점프 안정성 확보가 숙제로 떠올랐다. 차준환은 2개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비롯해 5개의 점프 요소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이번 시즌부터 ISU는 채점 규정을 개정해 점프의 수행점수 범위를 기존 7개 등급에서 11개 등급으로 넓혔다. 가점 및 감점의 폭이 커졌기 때문에 실수가 나오면 타격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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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반복되고 있는 부츠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차준환은 발(260mm)에 꼭 맞는 부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츠가 발목을 완벽히 고정해 주지 못해 점프 후 착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준환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발보다 5mm가 큰 부츠로 교체해 대회를 치렀다. 이번 부츠도 내구성이 약해 교체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3개의 국내 대회를 치르며 떨어진 체력도 뒷심 부족의 원인이 됐다. 차준환 측 관계자는 “대회 일정이 너무 많았고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해 (차준환이) 체력 부담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와 한국을 오가며 지칠 대로 지친 차준환이지만 이번 시즌 남은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전국동계체육대회(2월), 세계선수권(3월·일본) 등에 출전한다. 차준환은 “아쉬운 점도 많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남은 대회를 잘 준비해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