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균, 나쁜 균, 이상한 균/류충민 지음/268쪽·1만6500원·플루토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은 감자밭에 변을 섞는다. 원작 소설에서 이는 단지 영양분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감자의 생육에 필요한 미생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식물과 미생물의 공생 중 가장 알려진 것은 콩에 기생하면서 공기 중 질소를 붙잡아 공급하는 ‘뿌리혹박테리아’의 사례다. 콩은 대가로 뿌리혹박테리아에게 안온한 집을 주고 영양분도 제공한다. 둘의 관계가 늘 편한 것은 아니다. 콩과 식물은 ‘손님’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억제하고, 늘 ‘신분증’을 요구하며 불편한 단계에 이르면 가차 없이 손님을 죽여 버린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