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명동 등 상당수 매장 고전, 임대료-인건비 부담 힘겨운 상황 연내 매장 200 →10개 축소 계획 온라인-홈쇼핑-편집숍 공략 강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잇츠스킨 매장. 잇츠한불은 자사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잇츠스킨의 국내 오프라인 매장 대부분을 정리하기로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일명 달팽이크림으로 폭발적 인기를 끈 잇츠한불은 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96억 원, 1118억 원에 달했던 K뷰티 대표 브랜드 중 하나였다. 잇츠한불이 온라인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로드숍 브랜드의 ‘탈오프라인’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잇츠한불의 홍동석 대표는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이 같은 오프라인 탈출 전략을 줄곧 강조해 왔다. 지난해 말 열린 2019년 경영 전략 회의에선 잇츠스킨의 국내 매장 수를 연내 한 자릿수로 줄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신규 브랜드 론칭, 온라인 마케팅 강화, 신규 브랜드 인수합병(M&A) 등을 목표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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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츠스킨이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는 것은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남역, 명동 등 서울 상당수 잇츠스킨 매장에서 매출보다 임차료, 인건비 등의 고정 비용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숍과 온라인몰로 소비자가 몰리면서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로드숍의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영향도 컸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시세이도 등 일본 브랜드가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K뷰티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예년만 못하는 등의 대외 변수 요인도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소비자들의 눈이 까다로워지면서 랑콤 등 최고급 브랜드만 찾고 싼 제품은 자국 브랜드를 이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잇츠스킨은 온라인을 비롯해 홈쇼핑, 편집숍 등에 집중하며 수익성 향상을 꾀할 방침이다. 온라인 사이트에서의 소비자 접촉을 늘리고, 세포라 왓슨스 등 대형 편집숍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11일에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플라멜’을 새롭게 선보인다. 아토피 전문 화장품 브랜드 ‘네오팜’ 인수 경험을 살려 신규 브랜드 M&A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뷰티업계 관계자들은 잇츠스킨의 탈오프라인 행보에 동참하는 국내 로드숍 브랜드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중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매장 통폐합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국내 매장 폐점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