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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시 지하 천주교회 주교를 강등해 정식 승인”

입력 | 2019-01-31 16:46:00


작년 9월 바티칸과 중국이 주교 임명권 문제에서 잠정 합의한 이후 중국 당국이 지하교회 주교를 연달아 직급을 낮춰 정식 승인하고 있다고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가 3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허난(河南)성 난양(南陽) 교구의 진루강(?祿崗) 주교를 공식 승인했다.

다만 당국은 진루강 주교의 착좌 전례식에서 그의 직급을 보좌주교로 낮춰 난양교구를 관할하도록 했다.

2010년 교황청은 진루강 주교를 주바오위(朱寶玉) 주교의 후임으로 난양교구에서 시무하도록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진루강 주교를 난양교구장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주교가 두 명인 사태가 발생했다.

지하교회 주교이던 진루강은 이번에 보좌주교로 취임하면서 “국가와 교단을 사랑하고 천주교의 중국화 방침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바티칸은 주교 임명 문제에 합의한 후 중국 천주교를 더는 ‘지하교회’와 ‘관제교회’로 나누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홍콩 중문대학 신학원 싱푸쩡(邢福增) 원장은 바티칸과 중국 간 합의 후에 오히려 중국 당국이 지하교회에 자택미사를 금지하는 등 압박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 원장은 바티칸이 과거 파문한 천주교애국회 소속 주교의 복귀를 인정하는 대신 교황이 임명한 지하교회 주교의 직급을 낮추거나 퇴진시키는 형태로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3일 베이징에서 푸젠성 민둥(?東) 교구의 주교에 천주교애국회 출신을 앉히는 의식이 거행됐다.

당시 새로 민둥교구 주교에 서품된 잔쓰루(詹思祿) 주교는 잠정 합의로 바티칸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간 바티칸에 서원한 주교로 인정을 받아온 지하교회 궈시진(郭希錦) 주교는 보좌주교로 내려앉았다.

바티칸 측은 “중국 교회 전체를 위해 희생을 감수해달라”고 궈시진 주교에 부탁했다고 한다.

또한 지하교회 광둥성 산터우(汕頭) 교구 주교를 맡은 사제는 바티칸으로부터 은퇴하라는 통고를 받았다.

중국에 접근하는 정책을 추진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 임명 잠정합의 후 “중국의 가톨릭 교회를 재차 하나로 만들어 달라”며 화해를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민둥교구 지하교회 소속 신부는 SNS에서 “40년간 이어온 우리 교회가 역사적인 사명을 끝내려 하고 있다. 바티칸은 이미 지하교회를 중국 정부의 수중에 넘겼다”고 비판했다.

지하교회 측에서는 바티칸이 중국에 굴복하면서 지하교회가 천주교애국회에 흡수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요셉 천르쥔(陳日君 86) 추기경은 11월29일 중국 당국이 바티칸과 주교 임명권과 관련한 잠정 합의를 시발로 해서 지하교회의 사실상 일소를 추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천르쥔 추기경은 중국이 바티칸과 중국 내 주교임명권 문제를 타결한 것은 탄압을 강화하기 위한 “첫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며 “중국이 조정하는 꼭두각시인 주교 7명을 공인함으로써 지하교회를 말살할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에는 약 1200만명에 달하는 가톨릭 신자가 있다. 이들은 관제 천주교 애국회와 바티칸에 충성을 서약한 지하교회 소속을 합친 것이다.

‘무신론’ 입장을 취하는 중국공산당은 문화대혁명 기간 가톨릭에 대해 탄압과 박해를 가했다. 중국은 표면적으로 신앙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주장하지만 이슬람교도인 무슬림과 티베트불교 신자 등을 겨냥한 감시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