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MVP를 수상한 드림팀 랜드리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부산 KT의 마커스 랜드리(34)가 올스타 MVP에 선정됐다.
랜드리는 2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3점슛10개 포함, 40점·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라건아 드림팀에 129-103의 승리를 안겼다.
랜드리의 3점슛은 경기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1쿼터 2개의 3점슛을 기록한 데에 이어 2쿼터에는 무려 6개의 3점슛을 몰아치면서 득점에 열을 올렸다. 전반에 8개의 3점슛을 성공, 일찌감치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 3점슛 타이기록을 세운 그는 후반에도 2개를 추가하면서 KBL 올스타전 역사(3점슛 10개)를 새로 썼다.
● 베테랑에게도 모든 것이 새로운 KBL
랜드리는 미국프로농구(NBA)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명문리그를 두루 경험한 베테랑이다. 2년전 이탈리그에서는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계약을 체결해 30대 중반의 나이로 한국 프로농구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에게 국내 프로농구는 신선한 경험을 불어넣고 있다. 랜드리는 지난해 12월31일과 1월1일에 걸쳐서 펼쳐진 ‘농구영신(KT-LG)’ 경기에 출전한 데에 이어 이번 올스타전에서는 팬들과 함께 기차여행을 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
랜드리는 “새해 카운트다운 경기(농구영신)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경기였다.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경기는 없을 것이다. 색다른 경험이었다”라고 말한 데에 이어 “유럽에서는 올스타 경기를 하지 않는 곳도 많다. 오래전 G리그(NBA하부리그) 올스타전에 나간 기억 밖에 없다. 다른 리그에서는 올스타전 때 그냥 경기만 한다. 한국처럼 기차를 타고 춤을 추는 경험은 처음이다. 새롭고 재밌다”며 웃었다.
2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MVP를 수상한 드림팀 랜드리(오른쪽 세 번째)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올스타 여행 통해 우정도 쌓아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프로농구 무대에서 활약하는 외국인선수들은 정기적으로 이태원에서 모임을 갖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이러한 모습이 확 줄었다. 오랜 기간 활약해온 경력 선수들만이 각자 팀 일정에 맞춰 만날 뿐이다. 대부분이 쉬는 날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같은 팀 동료 간에도 서먹한 경우도 적지 않다.
랜드리는 특히 먼로와 많이 가까워졌다. 둘은 19일 저녁식사 시간에 다른 선수들이 자리를 뜬 뒤에도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랜드리는 “대릴(먼로)은 과거 스페인에서 상대팀 선수로 만났었다. 의례적인 인사만 나눴었는데, 이번에 얘기를 많이 나눴다. 다른 선수들과도 친해졌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