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 ‘삼한사온’ 7일 주기 깨지고 14일 주기 반복돼 서울 평년 대비 28% 수준 ‘뚝’…광주는 첫눈도 아직
지난해 11월24일. 서울에는 8.8㎝의 ‘눈폭탄’이 뿌려졌다. 이는 관측 사상 가장 많이 내린 ‘첫눈’이었다. 올 겨울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신호탄이 아닐까 했지만, 이후 눈 소식은 잠잠하다.
첫눈 이후 16일 현재까지 53일 동안 이번 겨울 들어 서울에 내린 적설량은 10.9㎝다. 첫 눈을 제외하고는 12월에 두 차례(13, 16일) 내린 것이 전부였고 새해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눈이 오지 않았다.
특히 12월에 내린 2.1㎝의 적설량은 평년(1981~2010년 평균)의 12월 적설량(7.3㎝)의 28.8%에 그치는 정도다. 최근 10년간 2016년(1.5㎝)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12월 적설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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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적게 내린 것은 서울 뿐이 아니다. 인천의 경우 지난해 11월24일 첫눈(1.6㎝)이 내린 이후 현재까지 단 두 차례 눈이 왔다. 지난 겨울 첫눈 이후 같은 시기까지 11차례 눈이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강원 춘천 역시 지난해 11월24일 8.5㎝의 많은 첫눈이 내린 이후 2차례만 눈이 왔고, 대전(첫눈 이후 3차례 적설), 전주(첫눈 이후 2차례 적설)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겨울 같은 시기까지 첫눈을 포함해 8차례 눈이 왔던 광주는 올해 단 한 번도 눈이 내리지 않았고, 대구는 지난해 12월16일 3.3㎝의 첫눈이 내린 이후 아직까지 눈 소식이 없다. 원래 눈이 잘 오지 않는 지역인 부산 역시 올 겨울 아직 눈이 없다. 제주의 경우 산지에는 많은 눈이 내렸지만 지상에는 오지 않아 공식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기상청 관계자는 올 겨울 눈이 내리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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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 겨울은 대륙고기압이 한 번 내려오면 6일 이상 지속적으로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한 차례 물러가면서 기온이 올라갈 때의 주기도 6~7일 정도로 긴 편이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에도 1~5일과 17~23일에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남풍기류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올랐다. 반면 27일부터는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찬 공기가 남하했는데, 이때 발령됐던 한파특보가 열흘 이상 지속되는 등 추위가 길게 이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삼한사온’의 7일 주기가 눈이 오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라면서 “요즘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삼한사미’라는 표현이 많이 쓰이지만, 실제로는 ‘7일 주기’가 아닌 12~14일 주기가 반복되기 때문에 눈이 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눈이 적은 겨울이 이어지는 가운데, 울릉도는 예외적으로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고 있다. 울릉도는 지난해 11월23일 0.5㎝의 첫눈이 내린 이후 지금까지 18차례, 총 74.7㎝의 눈이 내렸다. 12월14일(16.2㎝)과 28일(12.5㎝)에는 10㎝가 넘는 ‘폭설’이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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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