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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미, 3월 열흘간 키리졸브 훈련… 北美 2차회담이 막판 변수

입력 | 2019-01-15 03:00:00

北지휘부 축출-핵무기 제거 포함
반발 감안해 2주서 기간 축소… 트럼프 ‘훈련 취소’ 선물로 쓸수도




하와이 배치된 美 B-2 폭격기 10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주 진주만의 히컴 기지 활주로 위에서 미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위)이 착륙을 위한 하강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B-2 스피릿 3대와 미 공군 200명은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 기지를 떠나 히컴 기지에 배치됐다. 이 비행기는 미군의 인도태평양지역 순찰 및 주요 동맹국들과의 군사 협력에 쓰인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제공

한미 군 당국이 ‘워게임(War game)’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연합 지휘소 연습(CPX)인 키리졸브 훈련을 3월 4일부터 10일가량 실시하기로 잠정 확정했다. 보통 2주 정도였던 훈련 기간을 이번에 소폭 단축하기로 했다. 북한의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비핵화 협상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한미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 실무진은 최근 키리졸브 훈련을 실시하되 기간을 10일가량만 시행키로 했다. 소식통은 “훈련 내용이 일부 바뀐 점, 북한이 키리졸브를 ‘북침 핵전쟁 망동’이라며 반발해온 점,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군 당국은 ‘중대한 결의’라는 뜻을 담은 키리졸브 명칭도 바꾼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한미 훈련에 민감한 북한을 고려한 조치였다.

키리졸브 훈련이 실시되면 약 1년 만에 한미 연합 대규모 지휘소 훈련이 재개되는 것이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지난해 8월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전격 취소됐다. UFG는 키리졸브와 함께 양대 한미 연합훈련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키리졸브 실시 이후 9개월 가까이 대규모 지휘소 훈련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키리졸브 훈련은 북한의 남침으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를 가정한 지휘소 훈련이다. 한미 전시 작전계획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숙달해 전쟁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방어, 반격, 북한 지휘부 축출, 핵무기 제거까지 모두 실행한다. 이에 북한은 ‘전쟁 연습’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훈련 중단을 전방위로 주장해 왔다.

일각에선 훈련 기간을 축소하기로 한 올해 키리졸브 계획이 전격 취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음 달 말 연습 예비 단계인 위기 관리 연습(CMX)을 시작으로 3월 4일부터 본연습을 시작하는데 이는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 예상 시기와 겹친다.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 전에 열린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미 확정해둔 훈련 계획을 전격 취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훈련 취소 카드를 내밀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추가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한미 정부 최고위급 결단에 따라 훈련 계획은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면서도 “훈련 중단 기간이 더 길어지면 대북 군사 대비 태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군 내부에선 훈련이 계획대로 실시되길 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