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KB국민은행 노조를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8일 지점을 방문한 일부 고객들은 단순히 불편하다는 불만 표시를 넘어 파업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날 KB국민은행 각 지점은 은행 내부 유리문 등 곳곳에 파업 관련 사과문 및 공지문을 붙이고 업무에 들어갔다.
출근한 직원 수가 적은 점포들의 경우 고객들의 불만이 직접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날 오전 영등포구청 지점을 찾은 40대 여성 신모씨는 은행 직원들을 향해 격앙된 목소리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씨는 파업을 하는 것은 알았지만 세금 납부가 안 되는지는 지점에 와서야 알게 됐다.
신씨는 “이렇게 본인들 편하자고 시민들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요구를 하더라도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하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은 시민 일상과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파업까지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천지점을 찾은 김극수(67)씨는 “파업하는지 알고 있었다”라며 “국민에게 피해를 많이 준다. 고객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 많다”면서 “은행이라고 하면 일반 노동자보다 고액, 고급 인력인데 복에 겨워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구청사거리 지점을 찾은 이원순(50)씨는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왜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나”라며 “노사가 원만하게 합의해서 해결할 일인데 우리들이 불편하니 아침부터 짜증이 나더라”고 언급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고객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이날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금융거래수수료를 면제하고, 가계나 기업의 기한연장대출원리금 등의 연체 이자를 받지 않는 등 일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 사측은 지난 7일 막판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서 기본급 300% 수준의 특별보너스를 제안했다. 이는 노조 측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비단 성과급 문제가 아니라 페이밴드제(성과에 따라 차등연봉 지급)는 전면 폐지해야 하고 임금피크제 역시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본급 300%를 특별보너스로 지급했을 당시 직원 1인당 450만원에서 최대 1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