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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 망언에 억장 무너져…밥 안 넘어가고 잠도 못 자”

입력 | 2019-01-04 16:57:00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민주화의 아버지’로 평가한 부인 이순자씨의 발언에 시민단체가 “궤변이자 망언”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시민단체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오사모)은 4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 모여 “치솟는 분노와 울화에 억장이 무너져 밥도 안 넘어가고 밤에는 잠도 편하게 들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서 정초부터 서울행 새벽 첫 차를 타고 이 자리에 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전 전 대통령과 이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누구냐”며 “나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오사모는 이씨를 향해 “과연 제 정신을 갖고 있는 인간인지 아니면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남편 전씨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선량하고 무고한 시민을 빨갱이와 폭도로 몰아 천인공노할 학살만행을 저지른 학살자이자 권력을 찬탈한 군사반란의 수괴자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법에 의해 유죄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국민과 역사의 이름으로 준엄한 심판을 받은 범죄자일 뿐”이라며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는 당신이 피를 바쳐 싸워 쟁취한 민주주의와 그 고귀한 정신과 가치에 대한 폄훼·훼손을 멈출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오는 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고(故)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고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해 재판에 넘겨졌다.

조 신부는 생전 1980년 5월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신경쇠약을 이유로 7일 법정 출석이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사모는 이에 “전씨는 그간 고령과 알츠하이머를 핑계 삼아 법적 심판을 피하고자 잔꾀를 부리며 출석을 거부했다”며 “이번의 망언도 재판을 앞두고 불출석 명분을 세우고 동정여론을 의식하기 위한 발언이자 술수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전씨가 또 다시 재판 출석을 거부한다면 법원이 강제 구인으로 법정에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5월 광주에 대한 왜곡과 폄하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단호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