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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광현]CPTPP 출범

입력 | 2018-12-31 03:00:00


걸핏하면 무역전쟁이라고 하지만 무역은 전쟁이기 이전에 상호 이익을 보는 거래 행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가 역사상 유례없이 발전한 원동력을 꼽으라면 기술 혁신, 금융의 발전과 함께 자유무역의 확장을 들 수 있다. 그 자유무역 흐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가 한국이기도 하다. 경제 규모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은 작년 기준으로 68%로 미국 20%, 일본 28%, 중국 33%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11개 가입국 가운데 일본 멕시코 호주 등 6개국을 시작으로 어제 출범했다. 미국 주도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과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어 3번째로 큰 경제권이다. 주도국은 일본이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가입국끼리는 물론이고 경제권 사이에서도 관세장벽은 낮아지고 수입금지 품목이 사라질 것이다. CPTPP 발효는 글로벌 대세는 무역장벽이 아니라 여전히 자유무역 확대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CPTPP의 모태는 2016년 체결된 ‘포괄적·점진적’이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경제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 합작품으로 고안됐다. 하지만 작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협정 비준 대신 탈퇴 문서에 서명했다. 중국 견제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일본 역시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무역협상 대상국이라는 의미였다. 다자간 협상보다 1 대 1 상대방 압박을 선호하는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의 첫 신호탄이기도 했다.

▷당장은 한국이 곤란한 처지다. 다른 나라와는 대부분 이미 개별 FTA를 맺고 있어 큰 영향이 없다. 일본이 문제다. CPTPP에 서둘러 가입하자니 자동차 등 일본의 공산품이 낮은 관세로 한국에 밀려올 수 있다. 가입을 마냥 미루자니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의 영향력 확대를 쳐다보고만 있어야 할 우려가 있다.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가 적절한 가입 타이밍을 고르는 게 정부 협상팀의 실력이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