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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먼저 알았던 트럼프의 이라크 비밀 방문

입력 | 2018-12-28 22:21:00


트럼프 에어포스원(Alan Meloy 플리커)

백악관이 사전 비밀에 부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6일 이라크 미군 공군기지 깜짝 방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항로 등이 미리 노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악관 보안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27일 CNN은 ‘어떻게 트럼프의 이라크 비밀 여행은 그다지 비밀이 아닌 게(not so secret) 됐나’는 기사에서 영국 요크셔 상공을 날아가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사진이 찍혀 SNS 상에 알려지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CNN에 따르면 이 사진은 우연히 부엌 창문을 통해 하늘에 비행운(飛行雲)이 생기는 것을 본 아마추어 사진가이자 비행기 애호가인 앨런 멜로이 씨가 촬영한 것이다. 멜로이 씨는 촬영한 사진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Flickr)에 올릴 때까지 사진에 찍힌 비행기가 에어포스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뷰파인더를 통해 (비행기를) 보니 사진을 찍을 가치가 있었다. 그것은 평범한 여객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플리커에 사진이 오른 뒤 온라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로 향하고 있었다는 추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인 ‘트윗 침묵’도 누리꾼들이 대통령 일정을 추정하게 하는 단서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인 23일과 24일 각각 10회 이상,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2차례의 트윗을 올렸으나 이라크에 도착했다는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약 20시간 동안 그의 트위터는 침묵을 지켰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공보실에 아무도 없었다는 점, 대통령의 일정이 배포되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평소와 다른 트럼프 대통령의 ‘SNS상의 부재’가 가장 큰 힌트가 됐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방문 등에 관여했던 조나단 워크로우 전 백악관 비밀경호국 담당자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비밀경호국과 군대가 염두에 둬야 할 새로운 취약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